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5월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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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경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며 북한군 출현 가능성을 언급했다.
29일(현지시각)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유럽과 나토 국가는 국경에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이 출현할 위험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며 “케이블을 파괴하는 그림자 함대만이 러시아의 유일한 위협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러시아를 막지 않는다면 러시아 군복을 입은 이들(북한군)이나 이란 대리 세력이 나토 국가 국경에 나타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며 “북한군은 이미 유럽 영토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누가 일찍이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생각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강력한 결정과 강력한 행동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전력 케이블, 풍력 터빈, 가스 파이프라인 등 주요 기반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북유럽 국가들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핀란드·에스토니아를 잇는 발트해에서 지난 25일 ‘에스트링크 2′ 해저 전력 케이블이 손상돼 일부 지역에서 전기가 끊겼다.
이 사고 원인으로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가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운영해 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지목하고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그림자 선단은 서방 제재를 받아 정상적으로 석유 수출을 할 수 없는 러시아가 암암리에 운영하는 선박들을 뜻한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및 독일을 잇는 해저 통신 전력 케이블인 ‘에스트링크 2′가 손상된 후 핀란드 경찰과 국경 경비대는 인근에서 운항 중이던 유조선 ‘이글S’를 억류하고 승무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수사 당국은 이 배의 형식적 국적이 쿡 제도이지만, 사실은 러시아가 운영하는 그림자 선단 소속으로 보고 있다.
선박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이글S는 사고 당일 오후 12시쯤 러시아산 석유를 싣고 발트해의 에스트링크 2 전력케이블이 지나는 해역을 항해했으며, 당시는 이 전력케이블의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기기 시작한 시간과 일치한다. 사건을 조사 중인 핀란드 국가수사청의 로빈 라르도트 청장은 “우리는 중대한 시설파괴 행위(사보타주)를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기엔 이글S의 닻이 전력케이블에 손상을 입힌 것 같다”고 했다.
라우리 라네메츠 에스토니아 내무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뿐 아니라 러시아가 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상대로 체계적인 하이브리드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며 “이제는 환상에서 벗어나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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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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