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당선작
일러스트=김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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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네모 중에서
가장 작은 네모
엘리베이터 안에서는요
안녕하세요!
인사해요
두 손 가득 장 보고 돌아오는 할머니께서 타시면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이렇게 여쭤봐요
몇 층이세요? 눌러드릴게요!
귀여운 강아지 품에 꼭 안고 어떤 누나가 타면
안녕하세요! 안녕 강아지야! 인사하고 이렇게 물어봐요
귀여운 강아지야 너는 몇 층이니? 내가 눌러줄게!
나보다 먼저 내리거나
내가 먼저 내릴 때에도
잊지 않고 인사해요
안녕히 가세요!
가끔은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기도 하는데요
22층 우리 집까지 올라가는 시간이
참 조용하고 길게 느껴져요
이대로 우주까지 가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하다가
거울과 눈이 마주치면
오늘 하루를 열심히 보낸 내가
나를 보고 있어요
나는 나를
3초 정도 가만히 보다가
웃긴 표정을 짓기도 해요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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