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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윤이나 “‘완벽한 때’란 없어… 어려워도 부딪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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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스포츠 이 사람] [2] 올해 LPGA 데뷔 윤이나

조선일보

장타자 윤이나는 “Q시리즈에 가보니 저보다 거리 20m씩 더 나가는 선수들도 있었다”며 “다양한 나라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굉장히 새롭고 재미있었다”고 했다./전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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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 명단을 보면 세계 여자 골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한국 선수가 신인상을 받다가 2020년에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시상을 하지 않으면서 흐름이 끊겼다. 2021·2022년은 태국 선수가 2년 연속 신인상을 가져갔다. 2023년 유해란(24)이 한국 선수로는 4년 만에 수상했으나, 작년에는 사이고 마오(24)가 일본 선수로는 34년 만에 신인상을 차지했다.

세계 최강으로 통하던 한국 여자 골프가 주춤하고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2025년 LPGA 투어에 새롭게 데뷔하는 한국 선수는 단 한 명이다. 2024 시즌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과 상금왕(12억1141만5715원), 최저 타수상(70.05타)을 거머쥔 윤이나(22)다. 최근 서울에서 만난 그는 “LPGA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 신인상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며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선수가 되는 것에 초점을 두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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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하경


윤이나는 지난달 Q 시리즈 최종전을 8위로 통과해 2025 시즌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에 갈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실력과 기량, 경험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면서도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때’란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준비를 다 하고 나갈 수도 있겠지만, 가서 준비를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빨리 미국에 가서 좀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2025년에 미국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올해 LPGA 투어 신인상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일본 여자 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13승 야마시타 미유(24), 8승 다케다 리오(22), 각각 7승과 6승의 쌍둥이 자매 이와이 지사토(23)와 이와이 아키에(23) 등 이미 검증된 젊은 일본 선수들이 한꺼번에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윤이나는 “Q 시리즈에서 다양한 나라 선수들과 같이 경기하면서 굉장히 새롭고 재미있었다”며 “저보다 (샷 거리가) 20m씩 더 나가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했다. 윤이나는 2024년 KLPGA 투어 드라이브 비거리 랭킹 2위(254.98야드)에 오른 대표적 장타자다. 그는 “이번 Q 시리즈에서 이와이 자매와 친해질 기회가 있었는데 굉장히 잘 친다고 느꼈다”며 “다른 선수들도 제가 해온 골프 스타일과는 좀 다른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 동계 훈련을 열심히 잘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비거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쇼트 게임이 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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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는 “음악을 좋아해서 최근 취미로 기타 연주를 독학으로 배우고 있다”고 했다./전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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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는 현지 잔디에 익숙한 쇼트 게임 코치를 구하고 있다. “한국과 잔디가 굉장히 달랐고, 공을 핀에 가까이 붙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데 아직 저에게는 그런 기술이 많이 없다고 느꼈다”며 “그런 부분을 발전시키면 미국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선배들도 적응하는 데 쇼트 게임이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거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했다.

윤이나는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공격적인 플레이와 압도적인 장타, 화려한 외모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오구 플레이를 뒤늦게 신고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 징계가 감경되면서 작년 4월 KLPGA 투어에 복귀했다. 우승 1회, 준우승 4회, 3위 3회 포함 톱 텐에 14회 들며 맹활약해 KLPGA 투어의 대표적인 흥행 카드로 다시 자리 잡았다.

윤이나는 “저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는데 실망시킬 일을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고 경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겠다고 (지난해 복귀 당시에) 다짐했다”며 “2024년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얻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사실 우승 기회는 몇 번 더 있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우승 경쟁에 대한 경험도 부족해서 중요한 순간에 한 타를 놓치게 된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윤이나는 19일 미국으로 출국해 다음 달 6~9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총상금 200만달러)에서 LPGA 투어 정식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그는 “낯선 환경에서 어려운 것들에 부딪치면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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