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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여 만에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 TV에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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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극소수 참모 등을 제외한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대통령실 주요 실장과 수석비서관급 참모들 역시 지난 3일 긴급 담화 발표 전까지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4일 여권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관련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던 대통령실 참모들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부속비서관 등과만 소통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관련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날 밤 윤 대통령이 무언가 급하게 발표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돌자마자 기자들이 대통령실 참모, 직원들에게 내용을 문의했으나 "전혀 모르는 일" "들은 바가 없다" 등의 답변만 돌아왔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한 전직 참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최근까지도 윤 대통령과 수차례 만나고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계엄과 관련한 낌새를 눈치채지는 전혀 못했다. 영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참모는 "꽤 오래 전부터 계엄을 준비해온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극소수와만 소통하고 준비를 하다보니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군 투입, 국회 의결 등에 대한 준비나 대비가 치밀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한 수석급 참모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내용을 담은 담화문 발표를 할 때 일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만찬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급 참모는 대통령실 안팎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 해당 참모조차 관련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김용현 장관과 비상계엄 관련 소통을 한 것은 일정 부분 확인이 되는 상황이다. 앞서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 맞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회의를 마친 뒤 국무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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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앞서 소집한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를 건의했다. 계엄법 제2조 6항에 따르면 국방부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과 관련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즉 김 장관이 비상계엄을 건의한 것은 맞지만 이는 절차적 과정일 뿐이라는 얘기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 사이에선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들은 계엄선포 심의를 위한 회의 소집이라는 점을 미리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비상계엄 선포는 참모들의 의견을 반영한, 충분한 준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독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 총리와 일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밝혔으나 윤 대통령의 뜻을 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법 등에 따르면 계엄 선포는 대통령 권한이고 국무회의는 심의만 가능할뿐 찬반 의결을 할 수는 없다.
충분한 준비가 없었다보니 계엄군의 석연치 않은 작전 수행 모습도 어렵지 않게 포착되기도 했다. 총기에 실탄 대신 모사탄을 장착했고 움직임 역시 기민하지 못했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국회 장악을 시도한 계엄군은 280여명으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과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35특수임무대대 등의 최정예 부대원이다. 이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계엄 상황을 납득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의결에 따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뜻을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실 실장,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국무위원도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차원이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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