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비판한 기자 폭행한 변호사,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1심에선 징역 1년 실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취재하는 기자와 정치적 성향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를 폭행한 변호사가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조선일보DB

서울중앙지법 제4-1형사부(재판장 양지정)는 23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이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앞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1심)을 파기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이씨는 선고 직전 “지난주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했는데, 열흘 전부터 (기자와) 연락이 잘 안 됐다”며 “더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향과 달리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와인잔을 던져 재물손괴를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원심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으며 아직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피해 변제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고 술자리에서 정치적 이견으로 인한 다소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이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2021년 11월 서울 서초구 한 와인바에서 일간지 기자와 술을 마시다가 와인잔 등을 던져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회사에 얘기해 너를 자르게 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있다.

이씨는 해당 기자가 공수처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점을 문제 삼은 뒤 언성을 높이다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자는 폭행으로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대한변호사협회는 2022년 5월 이씨에게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사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씨는 한 지방 국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으로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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