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가족 명의 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21일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가족 문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위법이 아니라면 제가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친윤계를 겨냥해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 측이 가족 명의로 다수의 비방 글을 올렸다면 여론 조작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친한계는 지금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니 지켜보자며 친윤계의 정치적 배후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지켜보는 보통 국민은 이것이 법 위반이니 아니니, 수사로 밝혀야 하느니 마느니 하고 입씨름을 벌일 일인지 어리둥절하다. 게시판에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된 문제의 글들이 있다면 한 대표는 그 가족들에게 그 글을 진짜 썼느냐고 일일이 물어봤을 것 아닌가. 그래서 가족들에게 들은 내용을 그대로 밝히고 만약 문제되는 대목이 실제 있었다면 그 경중에 따라 한 대표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한 대표가 가족에게 들은 설명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어 수사를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한 대표는 이날 “지금은 변화와 쇄신을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쇄신의 기회를 살리려면 한 대표가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 문제부터 분명히 사실과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 이런 일 때문에 다시 여권이 내분에 빠진다면 지지층부터 등을 돌릴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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