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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최태원 맏딸' 최윤정, 공식 데뷔…'RPT 사업' 드라이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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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사진=SK바이오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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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K바이오팜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인 최윤정 사업개발본부장 주도하에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방사성의약품(RPT)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윤정 본부장은 30일 온라인 IR 컨퍼런스콜에 직접 등장해 "RPT는 기술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이다. 경쟁사가 많지 않은데다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돼 SK바이오팜이 빠르게 진입해 리더 포지션을 갖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면밀한 검토 끝에 우리만의 진입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말 RPT 후보물질 'SKL35501'에 대한 임상1상에 진입하고, 2027년까지 2종 이상의 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추가 도입하겠다. 자체 R&D 플랫폼, 제조․생산 네트워크 등도 확보해 글로벌 RPT 리딩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규모 30조원 전망…빅파마 투자 ↑



RPT는 SK바이오팜이 지난해 이동훈 사장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힘을 실을 3대 차세대 모달리티로 꼽은 3대 물질 중 하나다. 당시 이 사장은 새로운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며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RPT,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세포치료제(CGT) 등을 차기 먹거리로 제시한 바 있다.

RPT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에 결합하는 물질에 탑재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혁신적인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항체, 페이로드(약물), 링커(연결물질)로 구성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약물 구성이 유사하나, 보다 강력한 페이로드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탑재함에 따라 더 우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깃하기 때문에 다양한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63억달러(약 8조29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89억달러(약 1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된 제품으로는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있다. 플루빅토는 임상에서 표준치료 단독요법 대비 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기간(rPFS)을 2배 연장했음을 확인했으며, 이에 글로벌 매출은 론칭 2년차인 지난해 9억8000만달러(약 1조34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노바티스를 선두로 일라이릴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수 M&A 딜을 체결했으며, 관련 규모만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었다.

SK그룹 선제적 투자로 원료 확보…저분자 화합물 R&D 역량 활용 가능



다만 RPT 영역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취급한다는 특성에서 짧은 반감기, 취급의 복잡성, 동위원소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장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은 RPT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에서도 한발 앞선 상태다. 회사는 지난 28일 미국 테라파워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Ac-225(225Ac, 악티늄-225)를 즉각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그룹 차원의 선제적 투자가 발판이 됐다. 앞서 SK는 지난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아시아 4개국의 독점 공급 협상권을 확보한 바 있다.

Ac-225는 차세대 핵심 방사성 동위원소로 평가받는다. 기존 RPT에 쓰이는 177Lu(루테늄-177) 등의 원소들과 비교해 반감기가 길고 암세포 살상력이 높다. 이에 BMS는 Ac-225 기반의 'RYZ101'을 보유한 미국 레이지바이오를 41억 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문제는 원료 확보가 어려워 글로벌 공급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실제 레이지바이오는 Ac-225 수급 문제로 최근 임상 3상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최 본부장은 "RPT 치료제는 ADC와 비교해 약효와 안전성이 높지만 원료 확보가 어렵고 방사성 물질이라는 특성상 취급 관련 이슈들도 있다"며 "또 반감기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RPT 약물은 제조 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약효가 절반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적시에 생산해 병원까지 빠르게 운성해서 투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허들 때문에 다른 모달리티 대비 진입 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원료 공급망 프로세스에 먼저 진입해 구축해놓는다면 후발주자들의 진입이 어려워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파워의 Ac-225 순도는 비교불가하게 높다. 그런데 원료인 토륨229는 미국 정부의 에너지부가 과거 냉전시대의 유산인 우라늄 더미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핵원료 물질이라 다른 경로로는 법적으로 생산 불가하다"며 "우리는 독점적으로 원료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RPT 구성 요소에서 핵심적인 바인더의 경우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이나 펩타이드, 항체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만들 수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는 분자량이 작은 저분자 화합물과 펩타이드 쪽이 장점이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SK바이오팜은 저분자 화합물 R&D에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이 역량을 극대화해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L35501' 2034년 FDA 승인 목표…亞 서플라이 체인 역할 고려도



최 본부장은 이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RPT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사업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지난 7월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도입한 NTSR1 타겟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인 'SKL35501'(구 FL-091)의 전임상 시험을 한국에서 진행한 후 내년 하반기 임상 1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임상 1상 파트1은 한국에서 진행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파트2를 진행해 향후 미국 임상 2상으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SKL35501'은 대장암․전립선암․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NTSR1(Neurotensin Receptor-1)에 결합하는 저분자 약물로, 향후 Best-in-Class(계열 내 최고 약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최 본부장은 "오는 203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품목허가(NDA)를 제출하고 이듬해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한국과 미국에 임상 전문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 동시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다룰 수 있는 국내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SKL35501의 뒤를 이을 추가 외부 후보물질의 도입 계획도 전했다. 최소 2개 이상의 물질을 도입해 중단 없는 성장세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2027년에 임상 후보 물질 두 종류 이상과 전임상 단계의 물질을 다수 확보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이에 더해 SK바이오팜의 R&D 역량을 활용한 자체 RPT 기술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RPT 임상 조직과 역량을 육성하겠다. 이미 작년부터 내부 R&D 인력들이 RPT 연구에 착수했고, 다수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테라파워 외 다른 공급자와 추가 계약을 한두 건 정도 더 진행하려고 한다. 테라파워로부터 받은 공급 물량으로는 최대 임상2상까지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Ac-225는 non-GMP 원료라 전임상까지 활용하고 그 이후부터는 GMP 그레이드 업체와 계약을 맺고 활용하는 쪽으로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FDA에서 아직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서 다른 글로벌 업체들도 임상2상까지는 non-GMP 그레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RPT 생산은 CDMO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RPT 치료제 생산이 그렇게까지 복잡하진 않기 때문에 내재화할 수도 있지만 비용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따졌을 때 CDMO를 활용하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실제 해당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중국 같은 경우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메인 시장은 미국인데, 내부에서는 현지 시설에서 생산해 바로 미국에 있는 병원으로 보내는 게 맞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는 큰 CDMO라든지 그런 생산기지가 아직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도 내부적으로는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 흐름 플러스로 전환, 자금 문제 없다…단계적으로 소통할 예정"



회사는 RPT 사업을 포함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 자금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기업들을 보면 손익과 캐시플로우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사실상 감가상각비라든지 이런 부분이 없어 손익과 캐시플로우가 90일 정도 차이를 두고 같이 움직이다"며 "우리는 작년 4분기부터 흑자를 유지해 캐시플로우가 플러스로 돌아섰고, 이로 인해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여러 옵션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RPT 관련 파이프라인 도입, 임상 진행 부분도 R&D 예산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예정이다. 기존에는 앞서 진행하던 임상들이 3상 단계로 규모가 커서 예산이 많이 들어갔던 것이다. 도입 및 임상 계획만 잡혀있는 상황에서는 예산에 큰 영향을 줄 거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예산 등과 관련하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파이프라인 도입 및 임상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매력적인 시장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그룹의 지원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RPT 비즈니스 밸류체인들을 갖추어 나가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 드릴 예정이고, 결국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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