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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5000만원 연봉자, 수도권 주담대 한도 4200만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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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9월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가산) 금리 2단계가 적용되면서다. 주택 소재지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인지, 대출 형태가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등에 따라 대출 가능한 금액에도 차이가 벌어진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20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9개 은행 행장과 간담회를 가지고 “다음 달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되,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 대신 1.2%포인트로 상향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DSR이란 금융사가 DSR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가산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추가로 부과해 대출 한도를 더 줄이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는 실제 납부하는 이자 계산에는 포함하지 않고, 한도를 산정할 때만 적용한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서울에 있는 주택을 구매하면서 주담대를 신청한다고 가정해 보자. 변동금리 방식으로 금리 4.5%를 적용해 30년 만기, 분할상환으로 대출 시 스트레스 DSR 적용 전까지 A씨의 대출 한도는 3억2900만원이었다. 1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 2월 말부터 이달까지는 한도가 3억1500만원으로 축소됐는데 다음 달부턴 2억8700만원으로 4200만원(13%) 줄어든다. 기존 대출이 있다면 그만큼 한도는 줄어든다.

나머지 대출 조건이 동일하고 A씨가 구매하려는 주택이 비수도권에 있다면 대출 한도는 3억2900만원(스트레스 DSR 도입 전)에서 3억200만원으로 감소한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 적용으로 인한 한도 축소 폭은 비수도권 주택 대출의 경우 2700만원(8%)이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담대엔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로, 비수도권엔 0.75%포인트로 차등 적용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소득이 높더라도 대출 한도 축소 비중은 동일하다. 예컨대 연 소득이 1억원인 B씨가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변동금리 주담대를 신청할 때 스트레스 DSR 적용 전 6억5800만원 대출이 가능했던 것에서 다음 달부터는 5억740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맞벌이에도 같은 공식이 적용된다. DSR 한도를 책정할 때 부부 소득을 합산할 수 있다. 각각 연봉이 5000만원인 부부라면 1억원의 소득을 가진 B씨와 같은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대출을 받는 차주의 남편이나 아내에게 기존 대출이 있다면 소득뿐 아니라 대출까지 더해 한도를 결정한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대출이나 주기형(5년 주기 금리 변동) 대출의 한도는 변동금리형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든다. 고정금리가 장기간 적용될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수준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다음 달 혼합형으로 수도권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3억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스트레스 DSR 적용 전 대비 한도 감소 폭 2600만원으로, 변동금리 때의 감소 폭(4200만원)보다 작다.

요컨대 2단계 DSR 시행으로 변동성이 낮은 혼합·주기형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 결과가 달라진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10%가량에 불과한 만큼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 적용받는 차주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진호·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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