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쪼개기 후원' 의혹 태영호 불기소… “공천 대가 아냐”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방선거 공천 대가로 ‘쪼개기 후원’ 의혹을 받은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불기소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 박석일)는 30일 태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수사한 결과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태 전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전후로 자신의 지역구인 강남갑 기초의원 5명으로부터 후보자 추천 명목으로 후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았다. 또 기초의원 2명으로부터 연간 기부한도액을 초과하는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은 작년 5월 태 전 의원의 후원금 내역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고, 한 시민단체가 태 전 의원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기초의원 후보자들의 후원이 공천 대가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기초의원 5명은 공천과는 무관하게 태 전 의원의 의정 활동을 응원하고 같은 지역구 정치인으로서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후원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사건을 폭로한) 언론 제보자도 후원 내역을 제보했을 뿐 공천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태 전 의원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자료가 없고, 후원 금액이 200만~600만원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무혐의 판단 근거가 됐다.

공수처는 기초의원 5명 중 2명이 후원한 금액이 연간 기부한도액을 넘어섰지만 태 전 의원이 이들과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들의 가족 및 지인 명의 낸 후원금 총액을 합산해도 연간 1인당 후원 한도(500만원)를 100만원 이상 초과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근거다.

다만 공수처는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초의원 1명에 대해서는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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