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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흉부외과 전공의’ 전국에 12명 남았다…연간 2만건 수술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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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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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과 폐암 관련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에서 수련하는 전공의가 전국 병원에 12명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집단 사직 영향에 한 해 20~30명씩 근근이 이어오던 전문의 배출도 내년엔 한 자릿수로 급감할 전망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지난 24∼26일 전국 수련 병원 전공의 사직 현황을 집계한 결과, 복귀 후 근무 중인 레지던트가 12명이라고 29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수련을 받아야했던 107명 가운데 11.2%다. 75명은 이미 사직 처리됐으며, 20명은 사직을 앞두고 있다.



흉부외과는 낮은 건강보험 보상과 인력 부족 등으로 전공의 지원자가 꾸준히 줄고 있었다. 지원자는 1994년 57명에서 2005년 47명으로 감소한 이후 2022년까지는 해마다 20∼30명대에 그쳤다. 이에 전문의 중심으로 진료 환경을 바꾸고, 전공의 일대일 교육과 전공의 업무 부담을 줄일 진료 지원 인력 투입 등에 나섰다. 그 결과 2023년 40명으로 지원자가 늘었으나, 의대 정원 증원 등으로 빚어진 의-정 갈등으로 추가 인력 확보가 어렵게 됐다.



전공의 감소는 신규 전문의 배출 차질로 이어진다. 내년에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는 레지던트 4년 차는 24명 중 6명만 복귀했다. 그 다음 연차 복귀자는 3년 차 1명, 2년 차 2명, 1년 차 3명으로 더 적은 상황이다. 2022년과 지난해 32명에서 올해 21명까지 줄어든 신규 전문의가 내년부턴 4년간 한 자릿수가 된다. 반면, 65살 이상인 은퇴 예상 전문의 수는 2026년 54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해마다 50명대다.



전북에 1명 남아있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흉부외과 전공의가 없는 지역은 강원·충북·제주에 이어 4곳으로 늘었다. 서울 전공의는 62명 중 2명, 경기·인천도 17명 중 1명만 남았다. 대전·충남(6명 중 5명 복귀)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전공의 상당수가 병원을 떠났다. 학회는 이날 낸 자료에서 “수도권 전공의도 급감해 멸종 수순”이라며 “의정 갈등과 전공의 사직 결과로 지역·필수의료에서 흉부외과 역할이 소멸되고 있다. 앞으로 지역·필수의료 시스템은 향후 작동 못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당분간 전문의 중심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이 방식은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전공의 복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회는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건이 넘는 심장 수술과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다”며 “초응급상황에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는 전문의 중심 병원은 불가능한 만큼, 전공의들이 다시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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