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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기자의 눈] "전액 돌려줘라" 라임펀드 통지서 받은 판매사들…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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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경제산업부 김지수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환매 중단과 부실 운용으로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투자금 전액 반환’이라는 결정을 받았다. 오는 27일까지 결론을 내야 하는 판매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이번 결정이 라임펀드 전체로 이어지면 반환 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7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라임펀드 판매사들에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 투자원금 100%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라는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정문을 통지했다. 반환 결정을 받은 판매사는 우리은행(650억원), 하나은행(364억원), 신한금융투자(425억원), 미래에셋대우(91억원), 신영증권(81억원) 등으로 반환 규모는 총 1611억원 규모다. 판매사들은 오는 27일까지 분조위 결정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통지를 받은 판매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배상은 이사회 의결사항”이라며 “수락 여부는 이사회를 개최한 후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은행들은 내심 전액 배상 판결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신들도 라임자산운용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라임펀드는 명백히 운용사의 사기성이 짙은 부분이 있다”며 “사실 판매사인 은행들이 운용사의 그런 사기행각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운데 전액을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와서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사회에서 배상 결의를 받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키코(KIKO·외환파생상품) 분조위 결정 이후 지금까지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듯 이사회 문턱을 넘는 것이 만만치 않다”며 “배상이 배임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데다,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있는데 이번에 선례가 잘 못 만들어지게 되면 앞으로 고객들이 수익이 나지 않을 때마다 금감원에 민원을 내고 배상을 요구할까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울며 겨자먹기로 분조위 결정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감독당국의 결론을 거스르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투자고객들과의 소송전으로 가게 되는데 이것 역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모펀드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펀드에 이어 옵티머스펀드, 헬스케어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 유사한 문제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모펀드로까지 확산되면 증권사 등 일부 판매사들은 존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사모펀드 투자에 관한한 자기책임원칙은 이미 사라졌다. 은행 사이에선 사모펀드를 더 이상 팔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선수들’끼리 하는 상품인 측면이 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는 사모펀드를 둘러싼 분쟁은 계속되고 은행을 포함한 판매사들은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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