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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푸틴, 탈환 임박한 격전지 쿠르스크 첫 방문…휴전 협정 전 압박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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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격전지인 쿠르스크 사령부를 찾아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만났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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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을 합의한 뒤, 이에 대한 러시아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장악했던 격전지 쿠르스크를 12일(현지시각) 처음 방문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날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의 러시아군 전투사령부를 방문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보고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올리브색 군 제복을 입고 “가까운 장래에 가능한 한 빨리 쿠르스크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적을 물리치고 (이곳) 영토를 완전히 해방시켜야 한다”는 말과 함께 국경 지대에 완충지대를 설정할 것을 고려하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공격해 일부 점령지를 만든 이후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 지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현재 쿠르스크의 완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러시아군이 이곳 요충지인 수자 중심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수자를 탈환할 경우, 러시아는 사실상 우크라이나 점령지 전체를 되찾는 것이라는 평가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영토의 86%를 탈환하고, 군인 430명을 생포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에 대한 계획은 실패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점령한 영토를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지렛대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는 실패한 전략이란 주장을 강조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생포한 병사들은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테러리스트로 취급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페이스북에 수자 마을 외곽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고, 군은 “적절하고 필요한 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스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가 휴전에 쉽게 응하진 않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2월 연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러시아 연방과 그 국민을 위해 보장된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의 한 고위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에 “푸틴 대통령이 현재의 형태로는 (휴전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러시아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휴전 협정에 앞서 러시아가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를 찾은 것도 이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크렘린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연방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는 전진하고 있다”며 “실제 합의는 여전히 최전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도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은 채 미국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로 향한 시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성명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상의 세부 사항과 합의 내용을 알려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전화 통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후 백악관에선 왈츠 보좌관이 러시아 쪽 상대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이번 주 모스크바로 향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할 것이고,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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