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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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의 평균 보수가 지난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임원이 물러나며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데다, 현직 임원의 보수도 크게 줄어들지 않은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5만원대로 추락하며 주주들이 30% 손실을 본 것과 대비되는 풍경이다.
11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57억3400만원이었다. 2023년(44억200만원)보다 30.3% 뛴 것이다. 이는 주로 경계현 전 사장과 이정배 전 사장의 퇴직금이 평균 보수액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물러난 이들 임원은 각각 52억7200만원과 41억14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현직 임원의 연봉도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지난해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수는 52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4.1% 적다. 노태문 사장의 보수는 17.7% 떨어진 50억9800만원, 박학규 사장은 11.8% 줄어든 33억4600만원이다. 다만 공시된 보수는 주식 형태로 지급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이 제외된 숫자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사장·부회장의 경우 초과이익성과급의 80~100%가 주식으로 지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보수 감소폭은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같은 기간 30%에 이르는 손실을 본 것과는 대비되는 셈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보통주의 연간 총주주수익률(TSR)은 -30.4%였다. 지난해 초 삼성전자 주식을 100만원어치 들고 있었던 주주는 1년간 30만4천원의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뜻이다. 8만원을 넘보던 주가가 5만원대로 추락하고 배당금도 제자리걸음을 한 영향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례적으로 자사주 10조원어치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5만전자’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실패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임원과 주주의 이해관계가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삼성전자도 올해 이런 지적을 고려해 임원 성과급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임원 성과급의 50% 이상을 약정 1년 뒤 자사주로 지급하되, 지급 시점 주가가 약정 당시보다 떨어진 경우에는 하락률만큼 주식 수량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저평가의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1 안팎을 맴돌고 있는 만큼 올해 성과급 주식 수량이 크게 삭감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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