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더 빛난 대통령, 100세로 영면
폭넓은 국제활동 ‘노벨평화상’ 수상
바이든 “비범한 지도자 잃어” 애도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향년 100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사진은 카터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관중들에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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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고향 마을의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중 별세했다. 향년 100세.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으로 1977년 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4년간 재임했다. 재임 당시보다 퇴임 후 평화 전도사로서 더 많은 업적을 남겨 2002년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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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재단은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고인은 이날 오후 3시 45분께 별세했다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 등 미 현지 매체는 전했다. 본명은 제임스 얼 카터 주니어(James Earl Carter Jr.)이지만, 대중을 상대로 애칭인 지미(Jimmy)를 써서 지미 카터로 불렸다.
카터 전 대통령은 노년기에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 2015년 8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합병증을 앓았으며 2019년에는 낙상으로 뇌 수술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흑색종이 재발해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가정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77년을 해로한 아내 로절린 여사는 지난해 11월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지미 카터(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역대 대통령들. 왼쪽부터 아버지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아들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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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대선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공화당을 꺾고, 8년 만에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재선에는 실패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임에 그친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재임 기간 미국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재선에도 실패했지만, 퇴임 후 평화 해결사로 활약해 ‘가장 위대한 미 전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4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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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 대표적 치적으로는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중동 평화 협상 중재 성공이 꼽힌다. 1978년 9월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 협정 체결을 주선했다. 이 협정은 이듬해 3월 양국이 적대행위를 끝낸다는 조약 체결로 이어져 중동 평화의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1978년 11월 2일 미국 뉴욕에서 메나스헨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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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이듬해 세운 카터 센터를 바탕으로 평화·민주주의 증진과 인권 신장,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며 더 많은 인기를 누려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직접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담판, 북미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외에도 에티오피아, 수단, 아이티,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 국제 분쟁 지역에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재자로 나섰다.
1966년 지미 카터(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잘린.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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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로절린 여사와 결혼, 슬하에는 4명의 자녀를 뒀다. 카터 전 대통령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지도자들의 애도가 잇따랐다.
미국 워싱턴D.C. 워싱턴기념탑 주변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서거를 기리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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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미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어려움들은 미국에 중대한 시점에 닥친 것들이었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부분에 있어 우리는 모두 그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고 밝혔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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