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7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세웠던 종전 기록(6835억8500만달러)을 2년 만에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출(613억8000만달러)이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하며 역대 12월 가운데 최대였다.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로 2022년 세웠던 사상 최대치(1292억달러)를 2년 만에 경신했다. 인공지능(AI)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력 덕분이다. 2위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액도 2년 연속 700억달러를 웃돌았고, 선박(256억달러), 바이오(151억달러)도 역대급 실적을 냈다. K푸드 K뷰티 열풍으로 식품(117억달러), 화장품(102억달러)도 약진했다. 이에 2023년 100억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가 518억달러 흑자를 냈다. 한국의 수출 실적 순위(1~9월 기준)는 6위로 전년(8위)보다 두 계단 뛰었다. 세계 5위 수출국인 일본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는 아쉽게 빗나갔지만 수출액 격차가 200억달러대로 바짝 좁혀졌다.
문제는 올해 수출이 가시밭길에 놓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공약대로 10% 보편 관세와 중국에 60%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4% 감소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분석한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은 변수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은 상수여서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보다 중국이 더 무섭다”고 토로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2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수출 위협 요인 1위는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이었다. 여기에 고환율과 탄핵정국 장기화 등 부정적 요인이 가세하면 올해 수출은 잘해야 2% 안팎 증가할 것으로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내다 본다.
‘알고 있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고 한다. 올해 수출에 드리워진 위험 요인들은 이미 알려진 것들이어서 우리의 대응능력에 달려있다. 미국과의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통상 정책 등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조선, 방산 등의 기회요인은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새해에도 힘을 낼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협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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