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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일본 관광 나는데, 한국 잠재력 뒷전 ‘K-쇼’만 했다[함영훈의 멋·맛·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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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338만명 vs. 한국 1510만명

2014년까지 한국이 우위..2015년 역전

日, 업계 지원, 인프라 등 오래 기반 다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올해 1∼11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수가 3338만명으로 연간 최다 신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한국 방문 외래객은 1510만명이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부가 잘못된 대응을 하는 바람에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이 일본에 역전당했고, 그로부터 10년째를 맞는 지금, 한일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2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11월 외국인 방문객은 한국인이 23.8%인 795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638만명), 대만인(555만명), 미국인(249만명), 홍콩인(240만명) 등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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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모테나시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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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월 총 3338만명이고, 12월까지는 37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계엄령 때문에 한국 가려다 발길을 일본으로 돌리는 사람이 꽤 있어, 12월 방일객이 11월보다 늘어났을 것이다. 기존 사상 최다 기록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의 3188만명이었다.

11월 한달동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의 숫자도 318만7000명으로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월별 상승세를 타며 2019년 최고치(1750만)에 근접하는 성적표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10월 160만명이었다가 11월에 136만명으로 감소했으며, 준성수기로 꼽히는 12월은 계엄령과 제주항공 무안 사고 여파로 더욱 감소해 11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1620만명 안팎의 최종기록을 보일 전망이다.

일본의 외래객이 한국의 2.7~2.8배나 되는 셈이다. 일본은 외래객수에서 한국에 역전하던 2015년 이전 2010년 무렵, 도쿄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던때부터 관광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당장은 이웃의 작은 나라에 뒤지지만 중부지방 지자체 연계 승룡도(중부지방 현의 지도를 다 합치면 승천하는 용모양이라는 뜻) 전략, ‘오모테나시’ 환대 운동, 구석구석 인프라의 개선, 관광업계에 대한 과감한 직접 지원 등을 2024년까지 어어왔다.

서로 분리돼 있던 시코쿠와 세토내해변 오카아마, 히로시마가 힘을 합쳤고, 변하지 않던 도쿄는 구태를 버리고 신오쿠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계속 수혈했다. 최근엔 북부 아오모리와 홋카이도가 힘을 합쳐 여행루트를 만들고 있다. 중앙정부가 관광산업을 적극 지원한 것이 큰 마중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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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앞세운 해외로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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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한국 정부는 최근 5년간 업계의 부활과 관광인프라 등 펀더멘탈을 다지기 보다는, K-팝과 한류를 앞세운 해외 로드쇼 등 마케팅에만 주력한 느낌이다. ‘동족방뇨’(언 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은 잠재력을 키우지 못한다. 그 와중에 ‘2024년 외래객 2000만’ 말을 앞세우는 구호만 난무하다 ‘2000만 시대 앞당기기’로 슬며시 말을 바꾼다.

K-팝 등을 핵심고리로 삼다보니, 지불능력이 있는 4070세대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

정부는 업계에 대해서는 늘 “돈 꿔주겠다”고만 한다. 그리고 기존 산업 생태계의 부양을 도외시한 채, 청년 벤처만 키우겠다고 한다. 여행은 현장에서 손님을 모시고 좋은 콘텐츠로 감동을 주는 일이다. 오랜 노하우가 작은 아이디어 보다 우세한 산업이다.

새롭다는 모든 아이디어는 거인 위에 앉은 작은 난쟁이일 뿐이다. 병든 거인, 코로나 상처를 아직도 치유하지 못한 거인을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잠재력 키우기를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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