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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Mayday). 긴급 조난 신호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라고 3회 반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선박·항공·차량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외치게 된다. 메이데이는 원래 ‘메데’에 가깝다. 영국의 프레더릭 목퍼드가 프랑스어 ‘Venez m’aider’(브네 메데, 구하러 와주세요)를 원용하여 알아듣기 쉬운 말로 고안했다. 1923년부터 시작된 신호로 다른 어떤 신호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에 함부로 남발하는 것이 금지된다. 띄어 쓰면(May day) 5월1일 노동절을 가리킨다.
어떤 긴급한 경우는 메이데이를 날리지도 못한다. 1993년 아시아나 733편은 목포공항에 착륙하던 중 관제탑과의 신호가 끊긴 뒤 해남의 운거산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생존자가 산을 내려와 신고를 하면서 구조가 이루어졌다. 무리한 착륙 시도가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승무원과 승객 등 총 110명 탑승자 중 68명이 숨진 대참사였다. 목포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1500미터에 불과했고 제반시설과 환경 요인 등이 부각되어 대체 공항으로 무안국제공항이 설계되었다. 이후 무안국제공항이 2007년 개항하면서 폐쇄되었다.
이 항공 사고는 2002년 일어난 김해공항의 중국국제항공 129편 사고(탑승자 166명 중 130명 사망) 이전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 항공 관련 참사였다. 목포공항은 비, 김해공항은 바람, 이 두 사고는 모두 악천후 속에서 일어났다. 2024년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 2216편 조종사는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 이 신호에 공항 쪽에서 대처할 시간은 없었다. 메이데이 4분 뒤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는 바람도 거의 없는 맑은 날씨에서 일어났다.
사고 비행기를 목격한 시민은 새떼 속으로 비행기가 들어갔다고 한다. 운행 대수가 적어 표본 수가 적긴 하지만,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 사고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가까운 곳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다. 맑고 바람 없는 날씨는 새에게도 좋은 비행 조건이다.
다큐멘터리 ‘수라’(황윤 감독)에서 도요새 10만마리의 군무를 본 이는 “아름다움을 본 것이 죄가 되나”라고 말한다. 다큐멘터리에는 감독이 도요새의 군무 속에 잠기는 장면도 포착되어 있다. ‘수라’는 수라 갯벌에 지어지는 새만금 국제공항을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새만금에 자주 붙는 수식어는 ‘철새 천국’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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