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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글로벌 빅테크 러브콜… 스쿨버스 시장도 뚫은 '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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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안테나 어레이 기술 보유
전력소모·생산비용 ↓
스쿨버스 레이더 미 전역 확대 기대감

머니투데이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이사. 2023년 CES 혁신상, 2023년 대한민국 ICT 대상 등을 수상한 명패가 걸려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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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등 새로운 산업이 개화하고 있는만큼 레이더의 활용범위는 늘어날 겁니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미래 혁신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코스닥 상장사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자율주행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논의가 본격화되던 2017년 설립됐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이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 자사 제품을 처음 선보였을때 구글, 애플, 테슬라 등이 관심을 가졌다"며 "한때 자율주행사업을 추진했던 애플과 팀미팅을 진행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던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비정형 안테나 어레이다.

일반적으로 레이더 해상도는 안테나 숫자와 비례한다. 특히 자율주행차량과 같은 안전과 직결되는 곳에서는 고해상도의 레이더가 필요한데 이론상으로는 안테나 숫자를 무수히 늘려 촘촘히 기판에 배열하면 된다. 문제는 레이더 가격이 급격히 치솟을뿐 아니라 전력 소모량도 커진다는 데 있다.

하지만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안테나를 많이 배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고해상도의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경쟁국의 회사들도 자율주행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만큼 리버스엔지니어링(역설계)을 막고자 중국, 미국, 유럽, 한국에 특허를 출원해 등록을 마쳤다.

김 대표는 "창업 당시 내수용 회사가 아닌 글로벌 회사를 지향했기 때문에 전세계에 특허를 출원했다"며 "일본 오므론, 미국, 이스라엘 회사 등에도 제품을 납품하며 신용도를 쌓아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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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레이더 제품. 제품 내부에는 회로가 일반 레이더와 달리 비정형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회로기판 사진 대신 제품사진으로 갈무리한다. 크기는 가로 14.7cm, 세로 12.2cm, 높이 3.7cm인 컴팩트한 사이즈의 제품이다. /사진제공=스마트레이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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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을 우선적으로 여기는 국내 여타 스타트업과 달리 처음부터 글로벌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건 실리콘밸리의 영향 덕택이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창업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시스코시스템즈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인터넷 랠리를 주도했던 시스코시스템즈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글로벌 회사들과 일을 하며 포부를 키웠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회사로서 틀을 갖추기 전부터 회계를 중요시했고, 경영진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사회를 꾸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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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스쿨버스에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레이더장비가 설치된 예시. /사진제공=스마트레이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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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자사의 비정형 안테나 어레이 기술이 탑재된 레이더를 국내 주요 가전업체의 AI(인공지능) 에어컨, 미국 군수업체의 드론, 국내외 주요 중장비 특수차량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최근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주목했던건 미국 플로리다주 스쿨버스에 적용될 레이더 솔루션에 대한 활용범위를 확대하면서부터다. 지난 10월 플로리다주 교육위원회는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레이더제품을 지역구 내 스쿨버스에 설치할 수 있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가장 규제가 엄격한 아동과 관련한 차량에 레이더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관련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버스기사가 인지하지 못했던 탓에 9세 아이가 버스 밑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던 만큼 레이더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미국 전역의 스쿨버스에 레이더를 탑재할 가능성도 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쿨버스에 납품을 확정지으며 올해 4분기부터 관련 레이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폭이 개선돼 내년에는 매출액 733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으로 큰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레이더에 비전을 더해 인식능력을 한층 더 향상하고자 스타트업 델타엑스와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레이더의 미래는 결국 비전과의 결합이 필수"라며 "B2B(기업간거래) 거래의 특성상 실적으로 전환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결과적으로는 투자자에게 약속한 바를 이행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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