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고의성 충분”… 檢, ‘교회 여고생 학대’ 1심 판결 불복

인천 지역 한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신도./연합뉴스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합창단장과 신도 2명에게 아동학대 ‘살해’가 아닌 아동학대 ‘치사’로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검찰이 불복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교회 합창단장 A(여‧52)씨에 대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교회 신도 B(여‧54)씨와 C(여‧41)씨에 대해 각각 징역 4년 6개월과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비롯해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숨진 여고생의 친모 D(5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서도 더욱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1심 법원은 지난 9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죄명을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바꿔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했을 때, A씨와 B‧C씨에게 아동학대 살해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아동학대 살해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A씨 등 3명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죄책감을 보이지 않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더욱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했다.

숨진 여고생 친모에 대해선 “유일한 친권자임에도 피해자를 유기‧방임해 숨지게 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더욱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A씨에게 무기징역을, B씨와 C씨에 대해선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숨진 여고생 친모 D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와 B‧C씨는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 합창단 숙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E(17)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5일간 잠을 자지 못한 E양에게 성경 필사를 비롯해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리게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팔과 다리를 묶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여고생의 친모 D씨는 정신과 치료를 해야 할 딸을 교회에 보내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E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쯤 해당 교회에서 식사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E양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사망했다. 당시 E양의 온몸은 멍이 든 상태였고, 두 손목에서는 결박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교회 관계자인 A씨와 B씨, C씨는 앞서 1심 판결 직후 “학대의 고의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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