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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박근혜 변호인’ 유영하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 잔인한 역사 어김없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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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지난 2월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눈시울 붉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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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떠올리며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잔인한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된다”고 했다.

유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힌 뒤 “하지만 이겨내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올겨울이 깊고 모질 테지만 우린 봄을 기다리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재판 때 변호인으로 활동했고,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됐을 때도 그를 접견하며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 “개인에 대한 의리와 나라에 대한 충성이 부딪칠 때 나라에 대한 충성이 먼저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명분은 늘 아름답기에 가끔 착시를 일으킨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당시를 떠올린 듯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며 “혹한의 겨울이 곧 다가올 것이며, 어쩌면 살아서 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무엇을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아 밤거리를 헤매다가 추워서 사무실로 돌아왔다”며 “그날따라 사무실이 낯설게 느껴졌다. 빈 속에 소주를 들이켜도 취하지 않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에 무섭고 두려워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어 “온몸이 칼로 난도질을 당하고 모든 힘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며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자고 머릿속으로 정리했지만, 그 겨울의 잔인했던 첫날 밤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다음날인 지난 8일엔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비상식적이었고,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렇다고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내란이 성립하는지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렇기에 헌정 중단을 의미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먼저 그 성립의 존재인 위법, 위헌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이 인정될 때 비로소 추진해야 한다”면서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듯이 냉정하고 차분하게 계엄선포과정에 있었던 수사를 지켜보자.그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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