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진료실 이야기]
눈에도 암이 발생한다. /뉴시스 |
눈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암은 손발톱 빼고 몸 어디에도 다 생긴다. 안구암은 특히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서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눈은 세 가지 막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중간막 포도막은 혈관이 많고 얇다. 그렇기에 여기에 생기는 악성 종양, 포도막 흑색종은 진단 당시에 이미 많이 퍼져있거나 커진 상태여서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안구암은 대개 암이 진행하여 이차적으로 망막 박리나 시야 결손을 일으키고 나서야 발견되곤 한다. 눈의 중심인 황반부 근처에 암이 생기면 초기부터 시력 저하, 영상 왜곡 등이 나타나서 일찍 발견되는 ‘불행 중 다행’이 생긴다. 안구암 증상은 비특이적이고 다양해서 다른 안과 질환과 감별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뒤늦게 안종양 진료실을 찾는 환자도 상당수다.
김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
그동안 안구암 치료는 안구 적출이 최선이었지만, 최근 안구와 그 주변에 정확히 방사선을 쏘아 암세포를 죽이는 근접 방사선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안구 보존율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종전 기준대로 안구를 적출해야 하는 경우에도 적출 없이 외과적 수술로 암만을 제거한 후 근접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여, 안구를 보존하면서 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안구암이 비록 흔하지는 않지만, 고령 사회가 되면서 조금씩 늘고 있다. 모든 암이 그렇듯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한다면 안구를 덜 손상하고, 치료 효과도 좋아질 것이다. 나이 들면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고, 안질환이 생겼을 때 진단과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혹시는 안구암은 아닌지 의심하고 안종양 전문 안과 의사 진료를 받는 게 좋겠다.
[김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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