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점유율 타그리소 69%vs렉라자 31%
글로벌에서도 다양한 적응증으로 시장 확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타그리소 기자간담회에서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글로벌 근간 치료제로서 타그리소의 가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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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가 폐암 치료의 왕좌 자리를 지키기 위한 핵심 무기인 타그리소의 우월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최근 유한양행의 폐암약 렉라자가 글로벌 빅 파마 존슨앤드존슨(J&J)과 손잡으며 도전장을 던진 데 대해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한국AZ는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글로벌 표준 '타그리소' 임상 데이터와 치료 가치 리뷰' 간담회에서 ▲유일한 미국 국립종함암네트워크(NCCN) 1차 치료 '선호(preferred) 요법' 등재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모두 1차 치료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1차 치료법 외에도 2차 치료법, 수술 후 보조요법 등 해당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 보유 등을 강조하며 타그리소의 우월성을 알렸다.
이날 '글로벌 근간 치료제로서 타그리소의 가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그동안 AZ가 타그리소와 관련해 진행해 온 다양한 임상시험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교수는 폐암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암세포의 뇌 전이, 치료제의 독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타그리소를 높이 샀다. 그는 "타그리소는 개발 과정에서 뇌 전이를 막기 위해 뇌혈관 장벽(BBB)을 잘 통과하면서도 뇌 독성은 없는 약을 목표로 했다"며 "EGFR은 우리 몸 전체에 있는 유전자이다 보니 일반적인 '야생형'과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변이' 간에 억제 능력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 게 타그리소 개발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사진제공=한국아스트라제네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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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는 타그리소를 고위험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는 '플라우라2' 요법,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쓰는 '아다우라' 등의 치료법을 추가로 개발해 글로벌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허가받은 상태다. 이 교수는 아다우라에 대해 "폐암은 절제 수술 후 5년 내 50% 이상이 재발하는데 아다우라는 재발 또는 사망의 위험을 77% 낮췄다"며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느낌을 주는, 놀라운 결과의 약"이라고 말했다. 특히 "폐암은 재발할 경우 주로 뇌 등 중추신경계(CNS)에서 재발하는데 여기서도 위험을 76% 낮췄다"며 "뇌에 후유증이 남으면 삶의 질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CNS 재발을 막는다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플라우라2 요법에 대해서도 "단순한 '추가 효과'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내성이 더 많이 나타나는 세부 변이(L858R)에서도 효과가 나타났고, 항암화학요법은 뇌 전이 환자에게서 치료가 떨어진다고 봤는데 병용 치료 시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더 좋게 나타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진일보한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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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최근 자신이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한 마리포사 임상 중 타그리소 단독군과 렉라자 단독군의 비교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타그리소는 대조군이지만 렉라자는 '탐색군'"이라며 "이들 간의 단순한 숫자적 차이는 무의미하고, 제가 발표에서 선택한 용어는 "차이가 안 난다"였다"며 임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플라우라2와 마리포사 요법의 의의에 대해서도 "치료를 완전히 대체 또는 전환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늘리는 게 목표"라며 "암을 완치한다는 궁극적 목표에 맞춰서 각 요법의 위치를 학계에서 논의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AZ는 이들 요법에 더해 절제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라우라' 요법을 최근 FDA로부터 허가받는 등 폐암 전 과정에 걸쳐 타그리소를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더해 면역항암제 임핀지,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 등의 약제들을 가미해 현재 20% 수준인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타그리소 기자간담회에서 심보람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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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타그리소는 실제 시장에서도 경쟁 약물 대비 우세를 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1월 1차 치료제로 렉라자와 동시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지만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한국AZ는 강조했다. 심 상무는 "아이큐비아 기준 올해 2분기에 해당 치료제 시장에서 타그리소가 69%, 렉라자가 31%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며 "전체 치료제 시장에서도 기존에는 다른 약이 가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타그리소가 41%로 1위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미국 시장에서 렉라자가 타그리소 대비 높은 약값을 받은 데 대해서도 오히려 타그리소의 가격적 유리함이 큰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에서 렉라자는 연간 21만6000달러(약 3억원)로 타그리소의 20만4000달러(약 2억7000만원) 대비 더 높은 가격을 받았다. 렉라자는 미국에서 단독요법이 아닌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만 허가됐다. 리브리반트의 연간 약값은 30만달러(약 4억원)로 합산하면 연간 투약 비용이 7억원에 이르게 된다. 심 상무는 "타그리소의 플라우라2 요법에서 병용하는 항암화학치료는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저렴하다"며 "타그리소의 가격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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