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이 넘는 상가가 있어야 이 정도 벌 수 있을 겁니다."
고시원 두 채를 운영하면서 30대에 국내 통신 대기업에서 은퇴한 위성훈(37)씨의 말이다. 위씨의 현재 월 소득은 직장을 다닐 때의 약 두배다. 방이 30여개인 고시원 한 곳의 한 달 순익이 대기업 월급 수준이다. 그는 "흔히 고시원은 건물주가 하는 사업으로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과 노력으로 월 300~400만원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투자처"라고 밝혔다.
위씨가 고시원을 시작할 때 들인 돈은 약 1억원 남짓이다. 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공사비 등으로 쓰였는데, 직접 인테리어 자재를 공수하는 등 노력으로 공사비를 절감했다. 인테리어를 재정비한 뒤 월세를 올렸고, 개업 두 달 만에 만실이 됐다.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 위씨는 곧이어 서울 강남에 있는 고시원을 전세금을 털어 인수했다. 그는 "관리가 잘 안돼 주변보다 월세가 낮은 고시원을 인수해 재정비했다"며 "이후 시세에 맞춰 월세를 인상하면서 수익도 나고 권리금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위씨는 고시원의 장점으로 부동산 업황을 크게 타지 않는 점을 꼽는다. 가성비에 중점을 둔 주거 형태라 수요가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선불제라 생각보다 수금이 어렵지 않다. 위씨도 고시원을 사실상 원격으로 관리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육아와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데 쓴다.
무엇보다 고시원 공급은 상당히 한정돼 있다. 시장 진입이 어려운 만큼 운영은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위씨에 따르면 유동인구 수가 많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도 고시원 수는 10개 정도에 그친다. 방 수가 적어 사실상 원룸처럼 운영되는 소형 고시원은 있어도, 대형 고시원은 별로 없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시원이 번창할 수 있는 입지는 많지 않다. 유동인구가 많으면서도, 고시원을 찾는 이들의 주거 '가성비'를 보장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신규 창업을 하려 해도 소방 및 건축 규제가 강화돼 기존 허가받은 고시원을 인수 내지 운영하는 것이 싸게 먹힌다. 위씨는 "고시원을 고를 때는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경쟁상대인 원룸과 오피스텔의 월세도 봐야 하는데, 나 같은 경우 관리와 마케팅이 부족해도 사당동과 강남구의 압도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시원이 만능은 아니다. 공급이 상당히 제한된 시장에서 매출을 부풀리는 사례가 있는 등 이유로 괜찮은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오래된 고시원의 경우 배관과 에어컨 등 각종 건물 하자에 따른 관리비 지출이 클 수 있다. 입주민 민원 스트레스에, 건물주의 월세 인상 리스크도 있다. 무엇보다 목돈을 투자한 권리금이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 위씨는 "지금 창업하려면 적어도 2~3억원은 필요하다"며 "민원이나 사람 대응하는 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는 고시원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위씨는 3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좋은 입지에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언제든지 나선다는 입장이다. 위씨는 "고시원은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며 "적은 시간·금액 투자로 유의미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시원은 상당히 낡고 전통적인 사업이지만 이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2030 세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위성훈씨가 설명하는 더 구체적인 노하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오는 10월 15일 2편 영상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서은지 PD sej1130@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