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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화)

“VIP는 대통령 아니라 김계환” 이 말 믿으라고? [7월11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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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6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여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M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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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7.11) 아침신문 1면에는 △중남부권 기록적 호우(5곳)가 가장 큰 뉴스로 실렸습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연임 출사표(5곳) △‘VIP 구명 로비’ 후속(2곳) 등 정치권 뉴스가 뒤를 이어졌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VIP 구명’ 당사자 해명
② 시선, 클릭!
- 200년만의 집중호우
- 서울시 신혼부부·임산부 혜택
- 20대는 아이폰, 나머지는 갤럭시
③ Now and Then : 안개(정훈희, 1967)







① 차이의 발견





- 원래 같은 주제를 연이틀 이어가는 건 피하려 합니다만, 어제 이 뉴스뷰리핑 제목이 ‘ VIP는 누구인가?’였는데, 당사자들이 ‘예상된 해명’을 하고 있기에 속보 차원에서 이어갑니다.



# ‘VIP 구명’ 당사자 해명



- ‘구명 로비’ 라인을 단순화하면, ‘임성근 - 이종호 - 대통령’이 됩니다. 어제(수) 각각 해명을 했습니다.



1. 임성근 전 사단장
- ‘채상병 사건 원인 규명 카페’에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1) “사의 표명 전후, 누구와도 얘기 나눈 적 없다”
- “작년 7월28일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과도 사표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씨가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언론을 통해 알았을 것"



=> (팩트체킹) 임성근 사단장은 7월28일 사의를 표명했고, 7월30일 ‘해병대사령부 분리 파견’ 인사조치(일종의 ‘대기 발령’) 계획도 보고받았습니다. 그런데 7월31일 갑자기 정상 출근 지시를 받습니다. 임성근 사단장의 ‘사의 표명’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8월1일입니다. 이종호씨와 ㄱ변호사가 통화한 것은 8월9일입니다.



2) “이종호씨와 통화한 적 없다”
- “이씨와는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적 없고, 사의표명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8월2일 이후 미상일에 A씨(해병대 출신 경호처 직원)로부터 ‘언론 통해 사의 표명 들었다. 건강 잘 챙겨라’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듯한데, 수령 일시와 정확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 (팩트체킹) 임성근 전 사단장은 지난 6월21일 해병대원 특검법안 관련 국회 법사위 입법청문회에 출석해 ‘이종호 전 대표를 아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민간인 이종호는 전혀 모른다”, 골프 모임에 대해선 “한 번도 친 적 없고, 전혀 저 (골프모임) 인원은 모른다”. 이들과 같이 골프를 친 적은 없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골프 모임에 포함된 `경호처 직원'이 임성근 사단장과 이종호 대표를 연결시켜 주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경호처 직원이 임성근 사단장에게 이종호씨 얘기를 이때까지 전혀 안 했을까요. 의문입니다. 지난 청문회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은 청문회 실시 전에 선서를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거짓이 확인되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3) “로비가 있었다면,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7월31일 수사단 결재 번복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 부대 내부 상황을 전혀 모르는 이종호씨나 (청와대 경호처 출신) A씨가 로비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 (팩트체킹) 논리적으로는 맞습니다. ‘로비’가 있었다면, 7월31일 이전에 있었습니다. 8월9일 ‘이종호-ㄱ변호사’ 통화 시점에는 이미 임성근 전 사단장은 ‘구명’된 상태입니다. 다만, 이 사실이 외부로 제대로 알려지진 않은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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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종호 전 대표



1)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다”
- 이종호 전 대표는 ㄱ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그때 말한) VIP는 윤석열 대통령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팩트체킹) 어제 해명 중 가장 황당한 해명이었습니다. 임성근 사단장은 소장이고, 김계환 사령관은 중장입니다. 김계환 사령관이 무슨 힘이 있어, 임성근 사단장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VIP는 주로 ‘대통령’을 칭하는 용어인데, 사령관을 VIP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나요.(참고 : 일반인들 중에서 대통령을 ‘VIP’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대체로 정치인, 정치부 기자 또는 정치권과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대통령을 VIP라고 부르는 것은 일종의 ‘은어’인데, 이런 용어를 쓰면서 자신도 모르게 뭔가 대통령 등 이너서클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스스로 받거나 대통령을 일종의 ‘전문용어’인 VIP라 칭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상대방에게 과시하려는 심리가 숨어있습니다. 그런데 해병대 사령관을 VIP로 불러서는 이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2) “VIP에게 얘기하겠다는 건 내 말이 아니고, 경호처 직원 OO의 문자 내용이다”
- “VIP한테 이야기를 하겠다는 건, 내 말이 아니고 해병대 출신인 전 경호처 직원 OO이 임성근 사단장과 주고받은 문자를 읽어준 것이다. (녹취를 보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틀림없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 (팩트체킹) 이종호 전 대표가 ㄱ변호사에게 한 말은 “경호처 직원 OO이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라고 말합니다. 이종호 전 대표의 지금 해명은 이 말 가운데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는 말은 경호처 직원 OO이 임성근 사단장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자신이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라고 임성근 사단장에게 문자 보냈다고 OO이가 자신에게 말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사표 내지 말라’고 한 사람도 경호처 직원 OO이고, ‘VIP한테 얘기하겠다’는 사람도 경호처 직원 OO이가 됩니다. 경호처장도 아닌 경호처 직원이 어떻게 대통령에게 ’구명 이야기’를 할 수 있나요.



그리고 이종호 전 대표는 ㄱ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위 발언 뒤에 “이 XX(임성근) 사표 낸다고 그래가지고 내가 못 하게 했거든.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라고 연이어 말합니다. 이 발언은 또 어떻게 ‘경호처 직원 OO이의 발언’이 될 수 있나요.



또 이 사건에 대통령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맨 처음 알려진 것은 8월27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 때부터였습니다. 그런데, 이종호 전 대표는 어떻게 이 사건에 `대통령 개입'을 언급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이랬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종호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를 아니, 습관적으로 주변에 `내가 VIP한테 얘기할게'라는 식으로 허세를 떨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도 `내가 얘기할게'라는 식으로 주변에 말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8월9일 이 전 대표가 그 말을 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에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으나, 그렇다면 대단한 `우연'입니다.



3. 대통령실



1) “사실이 아니다”
- 어제 오후 입장문을 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 이씨가 ‘VIP에게 내가 얘기하겠다’며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에 나섰다’는 일부 의혹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물론 대통령 부부도 전혀 관련이 없다. 대통령실은 근거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팩트체킹) 현재로선 이종호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 얘기를 하기는 했는지 등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애초 의문은 ‘대통령이 왜 사단장 구명에 이렇게까지 발벗고 나서 전심전력을 다했는가’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그 의문이 풀리지 않으니, ‘구명 로비’ 의혹이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그 와중에 김건희 여사와 잘 아는 ‘이종호 대표’의 관련 발언이 나왔습니다.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으름장'을 놓기에 앞서 사실관계를 성실하게 규명해 국민들의 의혹을 풀려는 자세가 먼저여야 할 것 같습니다.





4. 맺음말



- 경우의 수는 대개 3가지로 보입니다. 이는 순전히 추정이자, 가능성의 영역입니다.



1) 이종호 전 대표의 100% 거짓말



- 가끔 습관성으로 말의 절반 이상이 거짓말 또는 허풍인 사람이 있습니다. 꼭 사기를 치겠다는 것이 아니어도, 그냥 모든 말이 자신을 부풀리거나 허세를 떠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이 드러나도, 크게 개의치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ㄱ변호사와의 통화에서도 보면, 애초 ㄱ변호사가 “그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말을 꺼내니까, 이종호 대표가 이 말을 받아서 “자기한테 전화왔다.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라는 등의 말을 합니다.



2) 실제 로비 가능성



- 그런데 1)번의 경우,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왜 그랬는가’. 이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의 거짓말 정황도 일부 드러납니다. 만일 로비를 했더라도, 이종호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곧바로 했을 가능성은 떨어지고, 잘 아는 김건희 여사에게 연락했을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이날 다른 보도입니다만, 김건희 여사가 진중권 교수와 57분간 통화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김 여사는 주변과 종종 통화하며 이런저런 상의도 하고, 조언도 듣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자신을 부풀리기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종호 전 대표가 업무상 잘 아는 분이 대통령 부인이 됐는데, ‘공과 사는 분리해야 한다’며 ‘용산’ 들어간 뒤에는 고고하게 연락을 끊었을까요.



다만,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 연락한 건 오래 전”이라고 말했는데,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상태임을 감안하면, 두 사람이 더 긴밀하게 논의를 하며 자주 통화를 했거나, 반대로 오히려 이때문에 수사가 진행중이라 이를 조심해 김건희 여사 쪽에서 연락을 피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다이렉트로 김건희 여사와 통하지 않더라도, ‘김건희 여사 주변’과의 접촉, 연락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제3의 로비 가능성



- 이종호 전 대표가 아닌, 또다른 누군가로부터의 ‘구명 로비’ 가능성입니다. 이 역시 ‘대통령은 왜 그랬는가’라는 의문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실은 ‘의혹 보도’에 불만을 품기에 앞서 스스로 이 의혹을 해소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숨기려고만 하면, 남은 임기 3년 내내 이 ‘수렁’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5. 언론보도(사설)



한겨레 = ‘격노’에 이어 ‘VIP 구명’ 녹취, 언제까지 덮을 수 있겠나
경향 = 도이치 공범의 '임성근 VIP 로비설', 이래서 특검 막고 있나



한국 = "vip에 얘기" 임성근 구명 녹취록...`용산로비' 의혹 규명해야



동아 = "VIP에 임성근 구명"...철저하고 빠른 수사로 사실 여부 밝혀야



조선 = 정치 평론가와 1시간 통화했다는 김 여사



- 대부분 언론이 ‘VIP 구명’과 관련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조선일보는 이날 김건희 여사와 진중권 교수와의 통화에 대해 비판적인 톤으로 사설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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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200년만의 집중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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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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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신혼부부·임산부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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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https://www.youtube.com/watch?v=adOfY28Av-E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9일 첫 TV토론에 이어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도 연일 ‘김건희 여사 문자’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중인격자”, “배신자” 등 거친 말이 오갑니다. 원래 정치권뿐 아니라 어디에서도 다툼과 경쟁은 가까울수록 더 치열하고, 상흔도 더 깊은 법입니다. 또 정치란, 아무리 얼굴을 붉혔더라도 내일이면 또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악수하는 게 일상입니다만, 지금 국민의힘 상황은 그 상태를 넘어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니라면, 이런 당내 다툼을 굳이 염려할 필요까진 없습니다.



그런데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대통령 부인 문자 읽씹’ 논쟁이 모든 걸 집어삼키고 있는데, 전당대회가 끝나면 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때가 되면, 민생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오늘 영상은 영화 ‘헤어질 결심’(2022)의 OST로 쓰였던 ‘안개’입니다. ‘안개’는 소설 ‘무진기행’을 바탕으로 한 영화 ‘안개’(1967)의 주제가였는데, 55년이 지나 다른 영화에서 또한번 주제가로 쓰이게 된 셈입니다. 더욱이 이번에는 1975년에 ‘안개’를 리메이크했던 송창식을 박찬욱 감독이 설득해 ‘정훈희-송창식’ 듀엣으로 불렀습니다. ‘헤어질 결심’과 ‘안개’가 현상황과 오버랩 됩니다.(오늘 유튜브 영상이 입력이 잘 안돼, 주소를 그대로 붙였습니다. 위에 있는 주소를 클릭하시면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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