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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단독] ‘최초 여성 고검장’ 노정연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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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리 울산지검장도 사의

‘1호 여성 고검장’인 노정연 대구고검장(사법연수원 25기)이 13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노정연 대구고검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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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노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제 삶의 일부분이었던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며 “검찰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제가 처음 검찰의 일원이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항시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노 고검장은 “검찰의 결정이 항시 바르게 행사될 수 있도록 신중하고, 냉정하게 생각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노 고검장은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실력을 갖춘 검찰이 되길 바란다”며 “나의 판단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피의자들을 비롯한 사건관계자들의 진술 뿐 아니라 선후배, 동료들의 의견을 열린 마음과 겸손한 태도로 경청하여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노 고검장은 “잘못된 결정에 대한 반성, 게으르고 능력이 부족하여 사안의 진상을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던 후회가 몇해가 지나고도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며 “환부만 도려내면서도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여유가 있는 대한민국의 검찰이 되어주시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검찰 조직에 몸담고 있다가 일선 고검장으로 승진한 것은 노 고검장이 처음이다. 노 고검장은 2005년 서울북부지검 검사 시절 SBS 예능 프로그램 ‘솔로몬의 선택’에 나와 1년 넘게 고정 출연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엔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당시 노정연 고검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강수진 고려대 로스쿨 교수와 함께 ‘카풀’을 한 사이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윤 대통령만 운전 면허가 없어서 당시 여검사 3명이 번갈아 가며 운전했다고 한다.

노 고검장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서울서부지검장을 맡았다. 이 때 서부지검에서 가장 이슈가 된 사건이 윤미향 의원 사건인데, 서부지검은 윤 의원을 횡령·배임·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한석리 울산지검장(28기)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한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법무부에 사직원을 제출하고 이 글을 올린다”며 “25년 조금 넘는 기간의 세월은 검사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여러 선후배 검사님들, 계장님들, 실무관님들, 행정관님들로부터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배우고, 세상사는 지혜를 터득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국민들의 성원을 한껏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상실감이 큰 것 같다”며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와 성원을 가득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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