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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VIP 격노” 부인해온 김계환 휴대전화서 녹취 파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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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해병대원 사망 조사 외압’

복원된 녹음·軍 간부 진술 확보

조선일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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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사망 사고’ 조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김 사령관이 군 관계자에게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을 언급한 녹취 파일을 복원해 확보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7월 발생한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화를 내며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을 질책했다는 것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가 격노하면서 (국방)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하면서 이 의혹이 불거졌다. 김 사령관은 작년 8월 군(軍) 검찰 조사 때부터 이를 부인했는데, 그의 그동안 진술과 배치되는 물증이 나온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김 사령관이 해병대 한 간부와 통화하면서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최근 이 녹음 파일을 토대로 김 사령관과 통화한 해병대 간부를 불러 조사했는데, 이 간부는 “작년 8월 1일 김 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그간 ‘VIP 격노설’을 계속 부인해 왔다. 작년 8월 군 검찰 조사 때도, 지난 2월 박 전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 재판에 출석해서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해병대 창설일을 나흘 앞두고 김 사령관은 내부 전산망에 올린 지휘 서신에서 “말하지 못하는 고뇌가 가득하다”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사령관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공수처 조사를 받을 때도 VIP 격노설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지난 21일 2차 조사에서 박 전 단장과의 대질 신문을 거부했다. 김 사령관 측은 당시 “해병대를 책임지는 최고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를 준다”면서 대질 조사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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