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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트럼프 재집권시 한미 FTA 그대로 안 둔다... 美 필요 맞춰 모두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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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트럼프 책사’ 라이트하이저의 측근

제이미슨 그리어 前USTR 대표 비서실장 인터뷰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제이미슨 그리어 변호사가 지난 16일 워싱턴DC의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한미 관계를 위해선 '무역 불균형'같이 경제 분야의 불편한 문제들을 정면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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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제·통상 분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상품에 약 10% 관세를 매기는 ‘보편적 관세’ 도입, 상대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율을 상대국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이른바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을 주장하며 전 세계 교역 질서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라 불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2기’ 무역 정책의 기반을 닦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44) 변호사는 2017년 5월부터 3년간 USTR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라이트하이저의 측근이다. 두 사람 모두 미국 굴지의 로펌인 ‘스카든·아프스·슬레이트·미거&플롬’ 출신이기도 하다. 그리어 변호사는 통상과 국제 무역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로, USTR 재직 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과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타결 등에 관여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차기 정부 요직에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WEEKLY BIZ가 16일 USTR 본부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로펌 ‘킹 앤드 스폴딩’의 워싱턴DC 사무실에서 그리어 변호사를 만났다. 그는 “미국의 모든 무역 협정은 미국인의 필요에 맞춰져야 한다”며 “한·미 관계는 여러 이유로 정말 중요한데 무역 분야에서 도전을 식별하고 정면 대처하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의 무역 협정, 미국인 필요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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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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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가 중국 제품에 잇따라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질서에 해로운 야망과 목표를 갖고 있고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기고 있다. 어떤 전술·전략을 쓸 것인가를 놓고는 이견이 있지만 중국의 경제 관행이 해롭고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워싱턴의 초당적인 컨센서스(합의된 생각)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외 다른 국가들에도 매우 적극적인 무역 정책을 펼쳤는데, 바이든 정부는 중국 말고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트럼프가 주장한 보편적 관세는 실현 가능한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자는 건 결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도 있었던 일이다. 무역 적자가 심각해지니까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지 않았나. 지난 25년 동안 극단적인 세계화를 겪으면서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 10%가 됐든 다른 숫자가 됐든 보편적 관세는 법적 근거도 있고,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바로잡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한·미 FTA도 다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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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FTA 특별공동위원회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에서 둘째)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왼쪽에서 둘째)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업부


-한국도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수년간 무역 적자가 지속된다는 건 무언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 과잉 생산, 보조금, 비(非)시장적 행위, 환율 조작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인위적으로 내수를 억제하는 국가들은 남아도는 상품을 보낼 곳을 찾는데 종종 미국이 ‘최후의 소비국’이 된다. 한국은 자동차에 쓰이는 철강 등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는데, 미국에 풀린 돈이 많으니까 여기로 보내는 것 아닌가. 한국이 수십년 전 강력한 산업 정책과 더불어 보조금을 통해 다양한 제조업을 육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지난 3월 현대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를 계기로 현대차와 같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미국 경제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한국은 경제·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지금과 같은 무역 적자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미국 내에서 노조 등이 ‘왜 우리가 모든 물건을 한국에서 수입해야 하냐’고 불만을 갖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무역에서 민감한 문제가 있으면 장기적으로는 한국에 좋지 않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미 FTA가 재개정될 수 있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다면 모든 국가와의 무역 관계를 들여다볼 것이다. 관세나 비관세 장벽이 있는지, 우리가 수출 못 하는 상품은 없는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없는지…. 많은 나라가 FTA를 체결하고도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굳이 ‘좀비 협정’이라고까지는 표현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기업가라면 업자와 공급계약을 해놓고 십년 넘게 아무런 업데이트도 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나? 트럼프는 문제가 있다면 무역 협정을 그대로 두지 않을 거고, 이건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다. 모든 무역 협정은 미국인의 필요에 맞게 재단(tailored)돼야 한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의균


◇미국서 팔려면, 미국서 만들어야

-꼭 손봐야 할 무역 정책은 뭐가 있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는 검토가 필요하다. 멕시코가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다른 나라(중국)의 무임승차를 방치하고 있다. 느슨한 원산지 규정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또 미국은 픽업트럭 등 몇 가지를 제외하면 관세가 대체로 낮은 편인데 이걸 높여서 다른 국가에 대한 레버리지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제재나 수출 통제 말고 다른 조치는 없는지, 영구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게 과연 필요한지도 고려해봐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한국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기업이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그런 비즈니스 모델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 돌아봐야 한다. (탈중국이) 단기적으로는 더 비싼 선택지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장 경제적일 수 있다. 이제는 미국에서 물건을 팔고 싶다면 미국에서 만드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한국 회사와 공무원, 싱크탱크들이 워싱턴에 와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현명한 일이다. 이견이 있어도 만나서 입장을 청취하고 토론해야 모두에게 좋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알려졌는데.

“중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외국의 불공적 무역에 대한 고율 관세 등 보복을 규정)가 발동돼 가장 이득을 본 게 한국 기업들 아닌가. 미국은 여전히 한국과 잘 지내겠지만 필요한 조치는 취할 것이다.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감수해가며 한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확대했는데 그 반대 급부로 받아드는 것이 미국 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가혹한 차별이라면 이건 끔찍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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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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