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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김호중의 꼼수들...‘음주구제 일타 변호사’들 조언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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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여부 예정대로 오늘 결정

조선일보

지난 21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사진 왼쪽)씨와 그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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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는 24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서울 콘서트(23~24일)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23일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김씨는 24일 공연에 불참할 예정이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에서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 도피 사법 방해 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크다”고 했다. 김씨의 혐의 사실을 단정하다시피 한 이날 검찰의 입장은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은 “중앙지검은 경찰과 협조해 엄정하게 대응해 왔으며, 향후 수사에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또 구속영장을 청구한 담당 검사가 직접 영장 심사에 출석, 구속영장 발부의 필요성을 주장하겠다고 했다. 통상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경우, 담당 검사가 직접 심문 절차에 참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음주 운전·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적극적·계획적 허위 진술 등을 단순 음주 뺑소니가 아니라 종합적인 사법 방해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20일 김씨의 범행을 ‘사법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일선 청에 지시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하경


김씨는 지난 9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 뺑소니를 치고 현장에서 도주했다. 당일 탑승했던 차량 3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3대를 김씨 측이 모두 없애는 과정을 비롯, ‘현장 도주’ ‘음주 측정 기피’ 같은 수법이 최근 성업 중인 ‘음주 구제 변호사’들의 조언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서초동 법조 타운에선 ‘음주 구제 일타 변호사’ 같은 타이틀을 내걸고 음주 운전, 뺑소니 등 형량을 최대한 줄여주겠다는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년 넘게 음주 운전만 담당해 왔다는 변호사 A씨는 “음주 사건 하나에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분야별 전담 팀이 매달린다”며 “사건 직후 연락한다면 음주 혐의를 벗어날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고 했다. 상담료는 30분에 최저 5만원, 수임료는 50만~500만원대다.

일부 변호사의 조언을 들어보면 일단 음주 운전이 적발되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한다. 심지어 ‘호흡 측정이나 혈액 채취는 무조건 거부하라’는 말도 있다. 특히 채혈은 운전자 동의가 없으면 경찰은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와야 한다. 그 시간에 술이 다 깨버리고, 음주 혐의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 이번에도 김씨는 현장에서 즉각 도주해 경찰이 음주 운전 기준 수치(혈중알코올농도 0.03%)를 확보하지 못했다. 구속영장 혐의에도 음주 운전은 빠졌다.

음주 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이나 가로등을 들이받은 경우에는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부터 제거하라’ ‘일단 현장에서 도주한 뒤 시간을 끌라’ ‘경찰이 연락해도 최대한 늦게 출석하라’고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 도주 형량이 음주 운전보다 대부분 가볍기 때문이다. 실제 방송인 이모(55)씨는 2016년 서울 영등포구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 9시간 뒤 경찰에 출석했다. 법원은 그의 음주 운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도주에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음주 구제 변호사들의 홍보대로 사고 직후 전화해 조언을 따른다면 김씨처럼 음주 운전 혐의는 피해 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김씨는 뺑소니 후 침착하게 통화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났다면 무조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합의하라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 절대 경찰은 부르지 마라 혹시 경찰에 적발됐어도 피해자가 이후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도록 반드시 합의하라 같은 조언도 있다.

한 변호사는 “이번 김호중 사태는 ‘음주 구제’ 꼼수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김씨가 유명인이었기에 허위 진술·증거인멸 등이 탄로 나고 피해자 포섭 등도 어려웠겠지만, 일반인들은 음주 운전을 하고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와 최소 형량만 받는 일은 상당히 흔하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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