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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서학개미 어떡해” 월가 큰 손, 엔비디아 팔고 이 주식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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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켄 밀러 “나는 버핏 아냐”
엔비디아 최고가 찍은 올해 3월
단기 고평가 논란 속 일부 매도
AI잠재력 불구 단기 과열 지적

‘괴짜 경제학자’ 밀레이 집권한
아르헨티나 대형주 5종목 매수
아르헨 ETF 수익률, 인도의 4배


매일경제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엔비디아 올해 주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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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한 대신 아르헨티나 기업 주식을 매수하고 나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초인플레이션으로 악명 높은 아르헨티나는 작년 말 새 정부 출범 이후 고강도 경제 개혁에 돌입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움직임도 다시 속도가 붙은 상태다.

그결과 아르헨티나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26%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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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와 인도 ETF 시세 상승률 비교 *올해 1월 2일~5월 7일(현지시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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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이하 현지시간)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최근 투자 내역과 관련해 “올해 1분기에 엔비디아 주가가 150달러에서 900달러까지 오른 것을 보고 비중을 줄였다”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대형주 5개 종목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패밀리 오피스가 아직 올해 1분기 주요 투자 내역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간판 기업인 엔비디아 지분을 축소한 데 대해 그는 “AI 관련주는 현재 시점에서는 약간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면서 “앞으로 4~5년 후에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러켄밀러는 “지난 2022년 가을에 엔비디아를 투자 종목으로 소개받은 당시에 나는 철자를 어떻게 쓰는 지도 모르고 샀다”면서 “그로부터 한 달 정도 후에 챗GPT 가 본격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했는데 나 같이 나이든 사람도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비중을 대폭 늘렸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3월 25일 1주당 950.02달러를 기록하는 등 폭등세를 이었다. 다만 이후 고평가 지적이 따르면서 이달 7일 기준 시세는 고점 대비 5% 가량 꺾인 상태다.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 일부 매도와 관련해 “내가 워런 버핏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면서 “나는 버핏이 아니기 때문에 한 종목을 10~20년간 장기 보유는 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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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ETF (ARGT) 올해 시세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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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그가 주목한 투자처는 아르헨티나 관련주다.

드러켄밀러는 “아르헨티나 대형주를 매수한 이유는 현 정부의 자본주의 개혁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수한 5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 내역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추진 중인 경제 개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면서 “나는 소로스의 유명한 발언인 ‘먼저 투자하고 나중에 조사하라’에 따랐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헤지펀드 대부로 통하는 조지 소로스가 주식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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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증시에서 거래되는 아르헨티나 대기업 주식은 대표적으로 8개 종목을 꼽을 수 있다.

밀레이 대통령이 민영화 대상으로 지목한 국영 석유기업 YPF 와 금융사인 BBVA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남미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 리브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 달 여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경제 개혁 대상인 금융·에너지 관련주가 전기차(리튬)·요식업 기업 주가보다 상승폭이 크다.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아르헨티나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ETF 가 인도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ETF 보다 두드러진 수익률을 냈다.

글로벌X MSCI 아르헨티나(ARGT)는 올해 시세가 약 26% 올랐는데 이는 아이셰어스 MSCI 인도 ETF (INDA) 시세가 같은 기간 7% 오른 데 비하면 오름폭이 큰 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괴짜 경제학자’로 불리는 우파 계열 밀레이 대통령이 작년 12월 집권한 후 중국과 선 긋는 한편 미국 친화 외교노선을 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달 초 마티아스 코만 OECD 사무총장으로부터 OECD 공식 로드맵을 받아 가입 절차를 본격화했다고 이달 2일 현지매체 클라린이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우파 계열로 통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시절인 2016년 공식적으로 OECD 가입을 신청했으나 2019년 좌파 계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중국 주도의 BRICS 친화 외교 노선이 강조되면서 OECD 가입 움직임이 미뤄진 바 있다.

한편 앞서 이달 1일 아르헨티나 연방 하원은 밀레이 정부가 제안한 ‘옴니버스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밀레이 대통령이 작년 12월 취임 후 공기업 민영화와 공공지출 대폭 삭감, 쉬운 해고, 각종 보조금·퇴직금 축소 등 664개 정책을 담았다. 이달 2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60%에서 50%로 낮췄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후 작년 12월 18일(당시 기준금리 연 133%)과 올해 3월 12일, 4월 11월과 같은 달 25일에 이어 다섯 번째 금리 인하 조치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기존의 가격 통제 정책을 해제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를 50% 이상 평가절하했고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대차대조표 관리에 나섰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이은 남미 경제 2위 시장이라는 투자 매력에도 불구하고 투자 시에는 리스크를 눈여겨 봐야 한다.

정치 리스크와 관련해서 보면, 우파 정권의 개혁이 인기를 잃고 다시 좌파 정권 집권이 집권하면 투자 자들 실망감이 부각되는 경향이 되풀이 되어왔다는 점이 꼽힌다.

시민들이 정부 개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며 반발하고 있는 점도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또한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리튬 관련주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단기 리스크로 고려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작년 말 기준 리튬 매장량 세계 3위, 생산량 세계 4위 국가로 주목받았으나 작년 이후 리튬 시세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리튬 아메리카 등 관련주 주가가 올해에도 연중 4%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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