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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검찰과 법무부

박성재 장관 의욕적 행보…"검찰 지휘부 회의는 신중"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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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검사장급 간담회…"검찰 기능 못해"
"장관 주재 검찰 고위간부 회의 이례적"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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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박성재 법무부 장관(17기)이 일선 검사장들을 불러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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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취임 한 달을 넘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숙제인 수사 지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고검장·검사장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의욕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장관과 검찰 지휘부와 소통은 검찰총장을 거치는 게 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달 18일, 25일, 29일 각각 전국 고검장, 지방 검사장, 재경·수도권 검찰청 검사장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의 화두는 수사 지연 문제였다.

◆ 수사 지연 원인은 '수사권 조정'…해결책은

검찰은 수사 지연 현상은 이른바 '검수완박'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검찰 수사권 축소 취지 검찰청법 등 개정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서 사건 처리가 늦어졌다는 시각이다.

검사장 출신 A 변호사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면 함흥차사"라며 "수사권 조정 전에는 검찰이 기한을 정해 경찰 수사를 지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요청의 개념이 돼서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 번의 간담회를 마친 박 장관도 수사권 조정을 수사 지연의 원인으로 꼽았다. 박 장관은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법의 비효율과 수사 지연이 심화됐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실체 규명이라는 검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급 법원장들이 미제 사건 재판에 나서도록 했다. 지난달 14일 수원지방법원장을 시작으로 서울행정법원장, 서울북부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 미제 사건의 처리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검찰의 수사 지연 해소를 위해 검사장이나 부장 검사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검사장 출신 B 변호사는 "법원도 인력 증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놓은 해결책"이라며 "검찰도 당장 인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있는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재 업무가 주인 형사부 부장검사, 지청장급 검사, 일반직 과장이 적체된 수사 업무에 나서주면 인력 증원 없이도 수사 지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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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침해범죄 대응 강화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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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거치는 게 정도' 비판도

다만 일각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고검장·검사장과 직접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통상 검찰총장을 거치는 게 정도라는 것이다.

장관이 주재하는 검찰 고위간부 간담회는 선례는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2020년 2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방안을 놓고 검사장 회의를 개최했다. 박범계 전 장관도 2022년 4월 이른바 '검수완박법' 파장이 커지자 고검장 간담회를 열어 의견수렴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도 장관이 고검장·검사장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검찰의 동요가 극심했던 특수상황이었다는 점도 있다.

법무부에 근무했던 검찰 출신 C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구별이 안 되던 과거라면 몰라도 일반적이지는 않다"며 "명목은 간담회지만 자료도 준비해야 하는 사실상 회의인데 대검을 통해서 하는 게 낫다. 장관은 정무직이고 총장은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위"라고 말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구체적 수사 지휘가 아닌 이상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A 변호사는 "가장 좋은 지시 구조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검찰총장이 검사장들에게 지시하는 것"이라면서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가장 피해 보는 건 국민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야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이 부담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C 변호사는 "검찰청법상 일반적 지휘의 의미를 엄밀히 검토하기에 앞서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면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재 장관이 하마평에 오를 때부터 이원석 총장과 관계 설정이 입길에 오른 만큼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 장관은 이 총장의 사법연수원 10기수 선배인데다 부장검사와 평검사로서 근무연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을 통해 검찰을 통제하려는 의중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 바 있다.

검사장 출신 D 변호사도 "법무부 장관이 지휘 와중에도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은 확고하게 인정을 해줘야 한다"며 "총장을 패싱한다는 인상을 주지않게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역대 법무부 장관 재임 중에도 검찰의 당면 과제나 향후 운영 방향 등에 관해 검찰 고위 간부들과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 개최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의견 청취 정도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chaezero@tf.co.kr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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