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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르포] "尹, 대통령 어떤 자린지 모르는 듯"…탄핵다방 찾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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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 여의도공원서 개최…대구, 목포 이어 세 번째
"탄핵 단어 소비 돼…반대진영 공감도 얻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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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탄핵다방을 열고 시민들에게 음료를 나눠주고 있다. 활기있는 현장이었지만 복잡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조국혁신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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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조채원 기자] 울긋불긋 물든 나무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13일 서울 여의도공원. 싱그럽던 잎사귀들이 버석한 낙엽이 돼 바닥에 흩어진 완연한 가을 날씨 속, 커피차 한 대가 자리를 잡았다. 조국혁신당이 주최하는 '탄핵다방'이다.

혁신당 정책홍보와 탄핵여론 확산을 위해 기획된 탄핵다방은 지난 2일 대구, 7일 목포에 이어 이날로 세 번째다. 정책 설명 후 바리스타를 자처한 조국 혁신당 대표가 직접 만든 아메리카노, 대추차 등을 나눠준다. 조 대표는 이 행사를 위해 보건증을 발급 받았다고 했다. 차는 인근에서 정책홍보를 듣거나 홍보물을 읽은 시민들에게만 제공된다.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인 12시 30분 경 시민들이 커피차 옆 연단에 선 이들을 지켜보거나 차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인파 대부분은 탄핵다방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당원 또는 지나가던 인근 회사 직장인인 듯 했다. 앞치마를 두른 혁신당 소속 의원들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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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탄핵다방에선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들이 앞치마를 입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민과 기념촬영하는 이해민 의원(왼쪽), 황운하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 조윤정 최고위원(오른쪽)/ 조국혁신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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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에서 여의도공원 6번 출구까지는 약 900m 거리. 탄핵다방에 참여한 이들은 대체로 국회의원들이 시민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모습 자체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일부러 찾아왔다는 대학원생 A씨(남·30대)는 "국민들의 바람을 모아 정책으로 실현하는 게 대통령 역할"이라며 "지금 윤 대통령을 보면 스스로 절대왕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당원이라고 밝힌 그는 '윤석열 정권 탄핵'에 대해 "국민들이 원하는 건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라며 "국민의 여망을 거부하는 대통령을 국민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원이 아니라고 밝힌 B씨(여·30대)는 "TV에서나 보던 국회의원들이 밖으로 나와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한 기획 자체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사회권 선진국이 혁신당 정책이란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봤다는 그는 "임기 절반이 지났는데 대통령이 뭘 하는 자리인지 여전히 모르는 것 같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 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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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황운하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공원 탄핵다방을 찾은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왕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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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받아 든 인근 직장인 C씨(여·30대)는 정부의 현 모습을 '환관 정치'라고 규정했다. "혁신당 메시지에 공감하니 앞장 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혁신당이 이날 배부한 홍보물 첫 문단엔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윤석열이 아닌 김건희 또는 정체불명의 배후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하다'고 써 있다. 당원은 아니지만 스스로 진보 성향으로 여기는 C씨는 "국민여론이 이렇게 조금씩 만들어지면 국회도 탄핵 추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미 여론은 대통령 퇴진 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에 대해 '변화를 이끄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고 언급한 D씨는 탄핵다방에 대해 "탄핵이란 단어가 그 중대함에 비해 너무 소비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당에 "전국민적인 공감대를 얻기엔 여전히 탄핵을 금기시하는 사람들도 다수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다"며 "다른 구호나 표현도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의 움직임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탄핵을 실현하기 위해선 반대 진영의 사람들의 마음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탄핵 추진과 역풍, 정쟁을 반복하는 국회에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다"고 꼬집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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