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자 정선호 역 맡아 열연 펼쳐
"뻔한 연기 경계…멋있는 배우 되고 싶어"
배우 최동구가 지난 11일 <더팩트>와 만나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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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공미나 기자] 배우 최동구는 일에 있어서 무엇 하나 대충하는 법이 없다. 인터뷰를 하러 오는 와중에도 종이 뭉치를 들고 있던 그는 "중복되는 답변을 하지 않으려 지난 인터뷰에서 한 말들을 다시 읽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매사에 진심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최동구는 최근 출연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에 대해 "좋은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책임지고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종영한 '지옥에서 온 판사'는 지옥의 재판관 유스티티아가 인간계로 내려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판사 강빛나(박신혜 분)의 몸에 들어와 지옥으로 보낼 죄인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최동구는 극 중 연쇄살인사건 가해자 정태규(이규한 분)의 동생이자 마약 중독자 정선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번 작품은 박진표 감독과의 인연으로 출연이 성사됐다. 3년 전 '용감한 시민'을 함께 했던 최동구를 좋게 본 박 감독이 '서사가 담긴 정선호를, 최동구의 얼굴을 통해 보고싶다'며 출연을 제안한 것이다.
최동구는 극 중 연쇄살인사건 가해자 정태규의 동생이자 마약 중독자 정선호 역을 맡았다. /SBS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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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호는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가장 변화가 크고 다면적인 캐릭터다. 표면적으로는 악인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품고 있는 인물이다. 또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고, 살인자의 가족이자 공범이다. 극 중 살인을 저지른 인물 중 유일하게 용서를 구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복잡한 정선호를 표현하기 위해 최동구는 많은 고민을 했다.
"극 초반 정선호는 어느 드라마에나 한 명씩 나올법한 말썽꾸러기 같아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볼수록 내면의 복잡한 심리 묘사가 필요해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왜 정선호가 마약에 중독됐고 왜 내면이 복잡한지 본질적으로 다가가니 어떻게 연기할지 감이 잡히더라고요."
이 작품은 시청률 6.8%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13.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 작품의 인기 요인에 대해 "시청자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해 줬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요즘 세상에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가 많은데 어쩌면 실제 현실이 이런 것보다 더 끔찍할 때가 있더라고요. '지옥에서 온 판사'를 만났을 때도 많은 생각을 했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게 널린 세상에서 이 작품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시원하게 보여준 작품이었죠. 많은 분들이 그 지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신 것 같아요."
최동구는 박신혜에 대해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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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박신혜와 맞붙은 액션신도 화제를 모았다. 최동구는 박신혜와의 호흡에 대해 "경력도 어마어마하고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며 "강빛나라는 캐릭터도 정말 잘 소화했고 액션 연기도 역시나 잘했다. 함께 연기하며 많이 배웠고 의지도 많이 했다. 박신혜는 현장의 흐름이나 모든 걸 잘 지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동구는 유독 마약과 관련된 역할을 많이 맡았다. '지옥에서 온 판사'뿐만 아니라 전작 SBS '재벌X형사'에서도 마약중독자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수리남'과 드라마 '법쩐'에서도 마약 유통책 역할을, 영화 '범죄도시3'에서는 마약반 형사 역을 맡았다.
최동구는 "저도 객관화가 잘 돼 있어서 왜 제게 이런 역할이 자주 들어오는지 안다"며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이런 역할들을 맡을 때 뻔한 연기는 하지 않으려 경계했다"고 연기 얘기 앞에서는 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마약 중독자 연기를 할 때는 전형적인 인물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호흡만 좀 가쁘게 하면서 금단 증상을 표현하며 되겠지.' 이런 접근은 하지 않으려 했어요. 캐릭터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서 그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탐구했어요."
최동구는 "책임감 있고 솔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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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비롯한 예술 그 자체에 대해 늘 깊이 파고들고 고민한다는 최동구. 그는 "예술이란 걸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저는 예술 세상을 바꿀 순 없을지라도 사람의 마음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게 예술의 목표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며 최동구가 지향하는 바는 "멋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멋있는 배우'란 결국 자신의 일에 책임지고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이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할을 대하겠지만 전 제가 배우로서 시청자나 관객의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해요. 요즘 많은 분들이 재미가 없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을 보면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시잖아요. 책임감을 갖고 제가 맡은 역할에 늘 책임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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