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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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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장어·낫토소바·4만원대 오마카세… 도쿄 토박이의 ‘찐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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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저자 에노모토 야스타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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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우나기(푸른 장어)’ 중에서도 특품만을 1000도 이상 숯불에 구운 ‘우나후지’의 우나동. /우나후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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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9000명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 압도적 1위(29.2%)다. 코로나 때 억눌린 여행 수요에다 최근 엔저가 맞물리며 생긴 현상. 도쿄에서 태어나 30년 이상 산 토박이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도쿄 맛집 인스타그램(tokyo_nemo)을 직접 한국어로 운영하며,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등의 책을 쓴 에노모토 야스타카씨가 올여름 도쿄에 방문하면 먹어봐야 할 맛집을 소개한다.

일본의 여름에 빠질 수 없는 ‘장어’

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엔 장어가 있다. ‘도요노 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는 한국의 복날 같은 개념으로, 일본의 장어 먹는 날이다. 올해는 7월 30일이 이날이었다.

일본에선 나고야 지역이 장어로 유명하다. ‘우나후지(Unafuji)’는 나고야 내에서도 다베로그(일본 최대 맛집 리뷰 사이트) 1위 맛집. 이 분점을 도쿄에서도 만날 수 있다(유라쿠초점). 우나후지는 ‘환상의 장어’라 불리는 ‘아오우나기(푸른 장어라는 뜻)’ 중에서도 특품을 사용한다. 아오우나기는 장어 등 쪽이 청록색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살이 두툼하면서도 마블링이 좋아 맛이 각별하다. 이를 1000도 넘는 초고온 숯불에 굽는다. ‘우나동(5100엔·4만5000원)’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장어 덮밥이고, ‘조(上)우나주(5650엔·5만600원)’는 네모난 통에 들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며 양도 더 많다. 나온 그대로 먹다가, 중간에 고명(파·산초·와시비 등)을 적당히 넣어 먹고, 마지막에 다시 육수를 밥에 부어 오차즈케처럼 먹는 정통 나고야식 ‘히쓰마부시(7210엔·6만4700원)’가 강력 추천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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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자른 낫토와 날계란, 가쓰오부시, 간 무 등이 올라가는 ‘바쿠잔보’의 낫토소바.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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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없이 먹는 ‘이색 면요리’

일본에선 여름날 더위먹었을 때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음식으로 ‘낫토 소바’를 꼽는다. 낫토는 밥과 함께 먹는 경우도 많지만, 여름엔 시원하게 냉소바에 얹어 먹기도 한다. 나카메구로에 있는 수타 소바 전문점 ‘바쿠잔보(Bakuzanbou)’는 최근 현지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은 소바집. 수타로 만들어 메밀 향이 좋고, 면 자체가 맛있어 어떤 메뉴를 선택하든 평균 이상이다. 이곳의 ‘낫토 소바(1500엔·1만3400원)’는 낫토 콩을 잘게 부숴서 내는(히키와리 낫토) 스타일이라, 입문자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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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친테이(Chinchintei)'의 아부라소바.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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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최근 ‘마제소바’가 유행이라는데, 일본에선 ‘아부라소바’가 훨씬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아부라’는 일본어로 기름[油]이란 뜻. 기름진 양념에 면을 살짝 비벼서 먹는 일종의 ‘비빔면’이다. JR 주오선 무사시사카이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친친테이(Chinchintei)’는 아부라소바(800엔·7200원)를 처음 시작한 집이다. ‘라드(돼지기름)’가 들어 있지만 기름지거나 무겁지 않은 게 특징. 먹다가 중간에 라유(고추기름)와 식초를 넣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양념이 간장 베이스라 심플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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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불펜’의 런치 오마카세에 나오는 우니 초밥.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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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대에 즐기는 ‘오마카세 스시’

최근 한국에선 ‘오마카세’란 말이 가격이 비싼 초밥집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일본에서 오마카세는 가격과는 상관없는 음식이다. ‘맡긴다’는 뜻의 동사 마카세루(まかせる)에서 온 말로, 주방장이 그날 들어온 생선의 종류나 손님의 취향 등에 맞춰 내는 것을 말한다. 시나가와구 에바라에 있는 ‘스시 불펜(Sushi Bullpen)’은 도쿄 고급 초밥집인 ‘스시 린다’ 계열로, 런치 오마카세를 5000엔(4만4800원)에 낸다. 야구 투수가 등판 전 연습하는 공간인 ‘불펜’이란 이름처럼, ‘스시 린다’에서 일하기 전 셰프들이 연수처럼 거쳐가는 곳이다. 본점과 같은 생선을 사용하지만, 이 때문에 가격이 더 저렴하다. 예약 필수이며, 전화(+813-6426-7970)로만 예약을 받는다.

‘만텐스시(Manten Sushi)’는 불펜보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7700엔·6만9000원)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어, 초보 여행자도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구글에서 ‘Table Check Mantensushi’로 검색하면 예약 페이지가 나온다. 니혼바시점, 마루노우치점, 히비야점까지 도쿄 중심부에 3곳의 점포가 있다. 쓰마미(안주, 생선회, 디저트)가 10~12종, 마구로·우니 등 고급 네타(초밥 생선)를 포함한 초밥 12~14종이 나오는 곳으로, 양과 퀄리티 모두에서 만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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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 쇼쿠도’의 가이센동 대(大)사이즈(2900엔·2만6000원).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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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급 참치 품종 만나게 될지도

초밥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생선을 즐길 방법은 ‘가이센동’을 공략하는 것. 도쿄 회사원의 성지인 ‘신바시’에 위치한 ‘미코 쇼쿠도(miko shokudo)’는 초밥을 사랑하는 IT 기업 사장이 직접 차린 서서 먹는 가이센동 맛집이다. 그날의 선도 좋은 생선회들이 골고루 얹혀 나오는 ‘히가와리 미코동(’소' 기준 1900엔·1만7000원)’이 대표 메뉴. ‘지게(Jige)’ 쓰키지점에선 최고급 참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곳은 참치구이와 참치회(네기토로)를 세트로 먹을 수 있는 정식(1600엔·1만4000원)을 판매하는데, 참치 산지는 날마다 달라진다. 어느 날엔 일본 최고 브랜드인 오오마산 참치를 사용한 정식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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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구이 전문인 ‘지게’ 쓰키지점의 참치구이와 참치회 정식.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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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북부 교외 지역 기타센주의 ‘스시도코로 와카(sushidokoro waka)’는 시간이 된다면 시도해볼 만한 곳. 최고급 참치 품종인 혼마구로 뱃살을 즈케(간장 양념에 생선을 절임)해서 푸짐하게 얹어주는 ‘즈케동’이 1700엔(약 1만5000원)이다. 10그릇 한정이라, 이를 놓쳤을 땐 ‘모리아와세(모둠회 정식·1200엔)’를 추천한다. 13종의 생선 2~3토막씩을 밥·미소국과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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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도코로 와카'의 1200엔(1만800원)짜리 모둠회 정식 /에노모토 야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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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남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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