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사용 건설기계 18만대… 업계 "빠르면 10일 내 공사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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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은 공사중단 등 심각한 피해는 없지만 요소수 부족 사태가 한 달 이상 더 지속하면 건설현장이 ‘올스톱’ 될 수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장 내 레미콘, 트럭, 굴삭기 등 중장비 운용으로 요소수 수요가 많은 건설사는 공사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서 운용하는 건설기계는 53만여대로, 이 가운데 요소수를 사용하는 장비는 33%(17만6000여대) 정도다.
재고소진 시 일부 건설기계의 가동이 중단될 우려가 있지만, 건설기계 전체의 가동률이 40% 내외라는 점과 동절기에 현장 공사 물량이 줄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장 공사 중단과 같은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다만 요소수 부족 사태가 내년 봄까지 이어지면 공사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선 정부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그동안 확보해 놓은 요소수가 있어 큰 피해가 없지만 빠르면 10일 늦어도 한 달 이내에 물량을 추가 확보하지 않으면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정부 대응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요소수는 확보했지만, 그 외에 요소수 부족으로 건설자재 등을 옮기는 중간 물류 트레일러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 공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현장에선 요소수 품귀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건설노조가 조합원 253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32.4%는 요소수 문제로 장비 가동을 못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 직구를 시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3.5%였다.
건설노조는 “하루 200∼300㎞를 운행하는 덤프트럭에는 한 달 평균 10ℓ 요소수 12∼13통이 필요하다”며 “원래 1통에 1만원을 밑돌던 가격이 최근 3만~5만원으로 올랐고, 10만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어 한 달에 요소수값만 최대 80만원 더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베트남과 호주 등에서 요소수를 수입하고, 민간업체의 매점매석을 단속하는 등 ‘쥐어짜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은 요소수 불법 유통 단속을 벌여 민간 수입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요소 3000t(톤)을 찾았다.
이 가운데 차량용은 2000t 규모로, 정부는 이 중 700t을 요소수로 즉시 전환하기로 했다. 요소 700t으로는 2100t가량의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다음 주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t을 들여온다. 이는 요소수 600t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에 더해 호주에서도 요소수 27t을 수입할 계획이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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