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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미술의 세계

내전·기아에도 왜 웃냐고요? '깔깔깔 아프리카 미술'에 답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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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엘 음파두 작품 `무제`. [사진 제공 = 갤러리통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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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차단하는 우산을 든 사람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달의 후광을 입은 정치인이 연설을 하고 있다. 카메룬 작가 조엘 음파두(65)는 폴 비야 대통령의 40년 독재 체제 아래서도 그늘과 쉼터를 만들어줄 지도자를 염원하는 그림을 그린다. 암담한 현실에도 포기하지 않고 낙천적인 선과 색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오랜 폭정과 내전, 기아에 시달려도 "하쿠나 마타타(문제없다)"라고 외치는 아프리카 미술 작가 4인의 전시회 '깔깔깔 아프리카 미술'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아프리카 미술 전문 컬렉터인 갤러리통큰(관장 정해광)과 인사동 마루아트센터(관장 김경화)는 "지난달 16일 개막 후 매일 100명 이상, 주말에는 300여 명이 찾는다"고 밝혔다.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1652㎡(500평) 규모에 음파두를 비롯해 아프리카 현대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탄자니아 거장 팅가팅가(1932~1972), 탄자니아 차세대 작가 헨드릭 릴랑가(47), 에티오피아 작가 압두나(43) 작품 190여 점을 펼쳤다. 전시 제목 '깔깔깔'에 대해 정해광 갤러리통큰 관장은 "아프리카 미술 특징은 자연을 닮은 색깔, 신을 머금은 빛깔, 인간을 강조한 때깔에 있다"고 설명했다.

팅가팅가는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박쥐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린 바오바브나무 등을 주로 그린다. 현재 삶이 비참하더라도 절망에 빠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릴랑가 그림 속 사람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춘다. 버려진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작가는 여럿이 어울려 인생을 즐기면 시련에 빠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정해광 관장은 "아프리카 사람들은 전쟁과 질병, 가난에도 불구하고 낙천적"이라며 "코로나19로 세상이 힘들 때 '하쿠나 마타타'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아프리카 그림이 국내 관람객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7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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