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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구글, 中 정조준…"안면인식기술 규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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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유럽을 방문해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세계적 규제를 촉구했다. 규제를 완비하면 그다음에야 안면인식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얘기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루겔연구소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안면인식 기술은 부정적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정부가 악용을 막기 위한 제도를 먼저 만든 뒤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기고를 통해 "딥페이크나 안면인식 악용 등과 같이 인공지능(AI)을 부정적으로 사용할 위험이 실제로 존재한다"며 "AI는 너무 중요해 규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같은(AI로 사회적 영향을 크게 창출하는) 기업은 단지 미래가 보장된 기술을 만들고 시장이 이를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내놓을 수만은 없다"며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규제에 접근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이 시작하고 있는 안면인식 AI 규제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U는 다음달 해당 기술에 대한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피차이 CE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도 참석해 안면인식을 비롯한 AI 기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10월 노숙인에게 기프트카드 등을 주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갈 안면인식 기술을 연구하다가 연구 진행 과정이 언론에 폭로되자 해당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규제가 없는 환경에서 안면인식 AI 기술을 발전시킨 중국 기업은 구글 등을 앞서는 최고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만 명이 운집한 홍콩 인기 스타의 공연장에서 경제 범죄로 수배 중이던 남성을 체포한 것도 중국 폐쇄회로(CC)TV 안면인식 기능이었다. 센스타임, 페이스플러스, 이투테크놀로지 등 회사는 박사급 인재 수백 명을 고용하면서 세계 최고의 안면인식 AI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정보기술(IT) 회사가 안면인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구글은 인도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판매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최근 인도를 방문하면서 자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판매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구글은 3억2500명이 사용하는 인도 통신사 에어텔과 제휴해 소상공인에게 클라우드 서비스 '지스위트'를 공급하기로 20일 발표했다. 이는 MS가 지난해 8월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지오와 비슷한 제휴를 한 것에 뒤이어 이뤄졌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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