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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8 (목)

아리셀 화재로 번진 '리튬 공포증'...韓 대응 매뉴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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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소재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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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배터리 생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리튬 공포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리튬 배터리 특성상 완전 전소되기 전에는 소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장 내 리튬전지 3만5000개가 모두 폭발했고 이 과정에서 2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리튬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일상생활 속 모든 휴대기기는 물론 전기차에도 사용되는 광범위성에도 불구하고 리튬전지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폭발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탈(脫)리튬’ 분위기까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그동안 경제계가 주장해 온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 유예와 적용 축소 명분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아리셀 공장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2명, 실종자는 1명이다.

2023년 12월 인천 골재생산 공장 화재 때는 사망자가 1명만 발생했으며 지난해 5월 경남 창녕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에서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 아리셀 공장 화재에서 유독 인명 피해가 많은 이유는 3만5000여 개에 달하는 리튬 배터리를 보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리튬 배터리 화재 원인은 ‘열 폭주’ 현상이다. 이는 배터리 내부 온도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원인은 제조 결함, 과충전, 방전, 외부 가열, 외부 충격 등 다양하다. 사실상 거의 모든 외부 요인이 배터리 폭발 원인이 되지만 정작 화재 후 구체적인 원인 파악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번 화재 역시 리튬 배터리 1개가 폭발하면서 시작됐으나 불이 다른 배터리로 옮겨붙으면서 연쇄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리튬과 같은 '금속 화재'는 백색 섬광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진압된 것처럼 보여도 1000도 이상 고온을 상태여서 매우 위험하다. 또 전소되기 전까지는 물을 끼얹는 방법 등으로는 진화가 불가능하다.

리튬 배터리 사고는 아리셀 공장 화재 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2019년 LG에너지솔루션 NCM(니켈·코발트·망간) 리튬 배터리를 탑재한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2022년에는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SK온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6년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에 탑재된 배터리가 연쇄 발화를 일으키면서 현재까지도 삼성전자에 오명으로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9월 테슬라 메가팩 공장 화재, 2021년 호주 빅토리아주 메가팩 배터리 화재 등이 리튬 배터리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안정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에도 리튬 배터리는 국내에서는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된다. 불에 넣거나 고의로 분해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별도 안전기준이나 대응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아 아리셀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를 낳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리튬 배터리 관련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세계적으로 ‘탈리튬 배터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고체 전지, 차세대 나트륨 전지, 마그네슘 이온 전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국내에서도 BK동영테크, 새안그룹 등 기업이 리튬 없는 LFS(Lithium Free Solid)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관련 팀을 꾸리고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연구 단계며 첫 상용화는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리튬을 규제하기보다는 화재나 폭발에 대응할 안전기준과 매뉴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리튬 특성상 화재가 일단 발생하면 진화하기 어렵다. 해외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진흙이나 구덩이에 넣어버리는 매뉴얼이 존재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리튬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무조건 기피하고, 규제하기보다는 리튬 성질을 잘 알고 그에 알맞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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