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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사설] 조선업 일감부족 여전한데 파업하겠다는 대우조선·현대重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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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최근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4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단체 협상에 대한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기본급 7.9% 인상, 성과급 250%+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93.4%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킨 후 쟁의권을 확보하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과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50억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 상반기 수주 실적이 작년 대비 72%나 개선됐지만 아직도 회복 수준이라고 보기 힘든데 노조들이 자기 이익에만 집착해 '하투(夏鬪)'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우조선에는 201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3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자구계획안을 내놓고 혈세를 지원받은 기업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며 파업 불사를 외치는 것은 심각한 '모럴 해저드'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부 자금을 지원받을 당시에는 파업을 자제하겠다는 확약서를 채권단에 수차례 제출했으나 지원받은 후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사측은 임금 인상은커녕 10% 반납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자구계획을 이행하려면 자산 매각을 통해 올해 1조3000억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조선이 6년 만에 흑자 경영(영업이익 7330억원)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혈세를 쏟아부은 결과라는 것을 노조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산별조직인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으니 안타깝다.

올해 상반기 조선 3사 수주 실적은 연간 목표치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주 잭팟'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벌크선 등 수주 실적은 제로(0)다. 미·중 무역전쟁 방아쇠가 당겨지면서 조선업계 하반기 수주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런 와중에 파업을 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행위라는 것을 노조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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