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오는 27일에는 본격 수사 시작
송인배 등 정치권 연루 의혹 규명이 성패
'드루킹(본명 김동원·49)' 일당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파헤칠 특별검사로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가 임명됐다. 역대 13번째 특검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번인은 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조사할 특별 검사로 허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허익범 특검이 7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나와 임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
허 특검은 이날 임명 사실이 알려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도의 정치적 사건"이라며 "법에 의해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 특검팀은 최장 20일 간의 수사 준비기간을 가진다. 이 기간 중 특별검사보 3명의 임명, 파견 검사와 파견 공무원의 파견 요청을 하게 된다. 사무실 등 실무 준비도 이 기간에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27일에는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특검팀, 어떻게 구성되고 뭘 수사하나
허 특검은 "(특검보 후보들과) 바로 접촉해 곧 요청을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허 특검은 문 대통령에게 특검보 후보 6명을 추천하고, 문 대통령은 이 가운데 3명을 임명해야 한다.
특검의 수사 대상은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 조작행위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 자금과 관련된 행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이다.
사건의 '본류(本流)'는 여론 조작 의혹이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의 여론 조작 행위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느 정도 범위에서 진행됐는지를 우선적으로 밝혀야 한다. 특히 2017년 대선 국면에서도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당시에도 댓글 조작을 통해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허 특검은 "이번 수사의 특성은 매크로를 이용해 댓글을 작업한 부분이 있어 포렌식에 유능한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문무일 검찰총장, 파견해 줄 검사장과 협의하고 요청해 전문적 수사 능력을 갖춘 검사를 파견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등 정치권 연루 의혹도 밝혀야
또 다른 핵심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연루 여부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왼쪽)과 드루킹 김동원씨.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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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후보의 연루 의혹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특검으로 넘어왔다는 견해가 많다. 때문에 특검의 성패도 드루킹 일당의 범죄보다는 김 전 의원 등 정치권 연루 여부를 밝히는 것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선 김 전 의원이 2016년 10월 매크로를 구현하는 서버인 '킹크랩'을 시연하는 것을 봤는지, 댓글 작업에 동의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 이를 전후해 여론 조작에 동의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드루킹은 '옥중편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지만, 김 전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증거 확보'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과 검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검 회의론'도 이 같은 시각에서 출발한다.
허 특검은 "'많이 실기했다,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말이 많다"며 "그런 부분은 수사 기록을 정확히 살펴본 이후에야 어떤 식으로 수사를 진행해 나갈 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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