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부진에 주주들 책임경영 요구
김형기 부회장 "책임 달게 받겠다"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회 의장)가 2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4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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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
25일 오전 9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 행사 직전에 만난 60대 주주는 서정진 회장 연임안에 찬성하기 위해 이날 기꺼이 주총에 참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일궈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서 회장에 대한 뚜렷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자본준비금 감액 등과 함께 서 회장의 연임 안건이 상정됐고 의결까지 됐다. 서 회장은 지난 2023년 은퇴를 번복하고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이후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임에 나섰다. 복귀 당시 약속한 자회사 합병 등의 과제를 매듭짓기 위해서다.
오전 10시. 서진석 대표(이사회 의장)가 주총 개회를 선언하자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 성과부진 등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셀트리온이 미국에 출시한 짐펜트라는 지난해 매출액 366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당시 내건 목표치 6000억원의 6%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는 서 회장의 재선임안에 찬성하면서도 책임경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짐펜트라 매출액 7000억원 등의 올해 목표치를 이루지 못하면 자진사임에 준하는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다.
주총에 참석한 오윤석 주주연대 대표는 "최고경영자 말 한마디는 천금보다 엄중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며 "대외적으로 공표했던 매출 5조원과 짐펜트라 매출 7000억원의 90%를 금년 연말에 달성하지 못하면 과감한 책임경영의 결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서진석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주주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답했다.
짐펜트라 매출에 대해 신민철 관리부문장(사장)은 "짐펜트라가 나쁜 약이면 유럽에서 점유율 50%를 넘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퍼포먼스(성과)를 내서 주주분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서 대표는 주주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진심 어린 사과와 향후 성과 약속에 표결에 부쳐진 서 회장의 재선임안은 출석주주 과반의 동의로 통과됐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 중에 의안에 반대한 주주는 없었다.
서진석 의장, 승계 의혹 정면돌파
하지만 최근 성과부진에 그 또한 주주들의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현재 셀트리온에는 서진석 대표와 그의 동생인 서준석 미국법인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실적부진의 원인을 가족경영에서 찾으며 전문경영인 체제 보강을 요구했다.
이에 서 대표는 "신약이 가장 중요한 때에 관련 뉴 프로젝트(신사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라는 측면에서 저한테 잠깐 키(역할)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서 회장이 자녀에게 CEO(최고경영자)를 안 시키겠다는 말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승계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주주들은 짐펜트라를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판매사업을 총괄하는 김형기 글로벌판매사업부총괄(대표)에게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짐펜트라 등 목표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총회는 3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1시 40분경에 마무리됐다. 서진석 대표는 "올 한 해 주주들이 기대하는 성과를 잘 이루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오윤석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맨손으로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일궈오신 역량 있는 분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다시 한번 서 회장을 믿어보고 나름대로 대응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을 이끈 서 의장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주총을 처음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답변을 잘 해 원만히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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