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로 영풍 의결권 제한..주주권보다 지배력 강화 우선" 지적
이사수상한 제한은 찬성... 고려아연 3명, 영풍·MBK 5명 찬성 권고
글로벌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후보 일부와 감사위원 후보 전원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가 추천한 일부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지난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회사 측 후보만을 찬성하고, 영풍·MBK 측 후보를 전원 반대한 것과 방향이 달라졌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이 임시주총 직전 순환출자 및 상호주 구조를 활용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심각한 거버넌스 문제로 지적하면서 이전과 다른 권고안을 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일 글래스루이스는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동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의 대표적 사례이며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회사의 재무 성과가 여러 기간 동안 업계 동종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거나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기존 경영진을 지지할 것을 권고했었다"며 "그러나 의결권 행사 제한은 노골적인 경영권 보호 조치로 이는 공정한 주주권 행사보다 경영진의 지배력 강화를 우선시한 행위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에 영풍 지분 10.3%를 이전해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활용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다만 글래스루이스는 영풍·MBK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주총에서 이사회를 완전히 교체하기보다는 양측의 균형을 유지하는 접근(Balanced Approach)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 구성원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사회 인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변경안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또 고려아연이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 3명(권순범, 이민호, 서대원)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를 행사해달라고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현재의 감사위원회가 경영진의 논란이 된 거래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이는 독립적인 감시 기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밖에 글래스루이스는 이익 배당 안건에서도 영풍‧MBK 측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양측 모두 주당 7500원 배당을 제안한 점은 같다. 다만 고려아연 측은 과거 자사주 매입분을 소각하지 않고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영풍·MBK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원칙적으로 경영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기업 지배구조 관련 우려를 고려할 때 이번 주총에서는 영풍‧MBK의 제안을 지지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