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로비에 법원 마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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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끔찍한 가혹행위를 가한 동창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10대 측이 항소심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민지현)는 15일 살인 혐의를 받는 A(20)씨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작년 4월 14일 새벽 2시30분쯤 중학교 동창생인 B(당시 19세)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3시간 동안 이어진 B군의 괴롭힘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위는 이랬다. 사건 발생 약 3시간 전인 13일 오후 11시40분쯤 A씨가 사는 강원 삼척시 한 아파트로 B군과 C(19)군이 찾아왔다. B군은 A씨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고 라이터를 이용해 학대했다. A씨에게 강제로 자위·자해 행위를 시킨 것으로도 모자라 억지로 술을 먹이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옆방에 물건을 가지러 가게 된 틈을 타 주방에 있던 흉기로 B군을 찔러 살해했다.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B군의 괴롭힘은 평소에도 이어져 왔다고 한다. 길에서 우연히 A씨를 만나면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가하고 괴롭히는 식이었다.
이날 A씨 변호인들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피고인이 밖에서는 폭력과 멸시를 당했다 하더라도, 집에서는 안전과 휴식을 보장받아야 하는데 친구를 가장한 피해자로 인해 모욕과 멸시의 난장이 됐다”며 “피고인은 3시간에 걸쳐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했다.
검찰은 A씨가 1심 재판 때는 미성년자였으나 현재는 생일이 지나 성년이 된 점을 고려해,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했던 원심과 달리 징역 11년의 정기형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2월 13일 열린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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