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제4이통 정책 연구반 결과 발표
도매대가 인하·보안 강화로 중소 알뜰폰 풀MVNO 전환·대형화 유도
"고객 20만명 확보 시 경쟁력 있는 자체 요금제 출시 가능"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신규사업자 정책 관련 연구반 논의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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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던 제4이통사 유치 대신 풀MVNO(자체 설비를 보유한 알뜰폰 사업자) 육성 정책을 택했다. 지난해 7월 여덟번째 제4이통사 후보였던 스테이지엑스의 도전이 실패하면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대신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풀MVNO 사업자로 키우고 나아가 제4이통사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5G 20GB 요금제를 1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과 신규사업자(제4이통사) 정책 방향 관련 연구반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알뜰폰 도매대가를 최대 52% 인하하고, 풀MVNO 출현을 지원해 알뜰폰 사업자만의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풀MVNO를 대형 알뜰폰 사업자로 육성한 다음 제4이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제4이통사 정책은 정부 주도에서 시장 수요에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역과 사업모델을 결정해 사업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으로는 기존 통신사업자나 제4이통사가 필요할 경우 가용 주파수 범위 내에서 사업자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정해 주파수 할당 공고를 먼저 제안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신설된다.
알뜰폰 활성화와 풀MVNO 육성을 위해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는 1MB당 1.29원에서 0.62원까지 낮췄다. 산정 방식을 바꿔 도매대가를 기존 대비 기본 36% 낮췄다. 최근 10년새 가장 큰 폭의 인하다. 5만TB 규모 데이터를 연 단위로 선구매하면 최대 25%까지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 도매대가는 최대 52% 저렴해진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국장)은 "3월부터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을 하게 되지만, 사후규제가 있어 정부가 도매대가 인상을 막을 수 있다"며 "현재 2만원대 초중반으로 알뜰폰 5G 20GB 요금제가 있는데, 기본적인 도매대가가 36% 인하되면 같은 구간에 1만원대 상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렇게 아낀 도매대가를 자체 설비에 투자해 풀MVNO가 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풀MVNO 사업자에게 설비투자를 위한 정책금융을 제공하고 도매제공의무사업자를 SK텔레콤 1곳에서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전체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목표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는 2~3곳의 풀MVNO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류 실장은 "현재 관심 있는 사업자는 2, 3곳"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도 "(선구매 최대 할인 기준인)5만TB 규모를 판매할 역량이 되려면 월 20GB 사용 고객을 20만명 정도 보유해야 한다"며 "이 정도 고객을 가지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자체 요금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소 알뜰폰 사업자 중 가입자 20만명을 보유한 곳은 2~3곳이다.
류 실장은 "인증 우회를 통한 부정 개통 등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해 알뜰폰 업계와 많은 노력을 했고, 알뜰폰 사업자들도 보안 수준을 추가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도 "다만 이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시장을 떠나는 사업자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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