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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기부금 내고 각종 규제 폐지… 트럼프 시대 앞두고 구애 나선 빅테크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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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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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장들이 잇달아 ‘친트럼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1기 시절 그와 대립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의 팩트체크 기능을 중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자사 소셜미디어(SNS)의 정치 콘텐츠 추천도 허용했다. 업계에서는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테크 기업들 역시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본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이 앞으로 정치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도록 기본 설정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지난해 2월 인스타그램·스레드 이용자가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의 정치 콘텐츠를 추천 피드에서 볼 수 없도록 설정했는데, 1년도 되지 않아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전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제3자의 팩트체킹 기능을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1기 시절 트럼프 당선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없애는 등 대립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최근 자신이 도입했던 정책이 ‘비현실적’이라거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며 폐지하는 등 친트럼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개인적으로 100만달러(14억7000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 뿐 아니라 팀 쿡 애플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등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서 100만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업계는 빅테크 수장들이 트럼프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구애에 나서고 있다고 본다. 이미 트럼프 1기 당시 그와 대립각을 세웠던 기업들은 각종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자신에 대한 정보를 검열당했다며 ‘구글과 메타를 공격하라’고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아마존의 경우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가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하자 ‘아마존이 세금을 덜 낸다’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에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기업들이 정부 규제를 최대한 피하고자 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효한 규제인 AI 행정명령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를 대체할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AI 개발이 “자유로운 표현과 인간의 번영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통령 임기에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범용인공지능’(AGI)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올바르게 구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해 보인다”라며 기부를 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트럼프 당선인에 배신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용자들의 권리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테크 기업들을 변덕스럽게 대했고, 새로운 동맹들에 충성심 부족을 느낀다면 다시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한 메타 직원은 “(메타가)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더 촉진하는 길을 닦음으로써 매우 위험한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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