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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자녀 안전위협"vs"표현자유"…'육아스타그램' 계정 정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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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미만 제한 정책에 셰어런팅 계정 줄줄이 비활성화

"과도한 SNS 노출 아동발달에 부정적…범죄 위험도 커져"

뉴스1

인스타그램 이미지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육아 계정들이 대거 비활성화(정지)되면서 '셰어런팅'(sharenting) 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셰어런팅은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의 합성어로 부모가 자녀 일상 등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육아스타그램' 해시태그로 검색되는 게시물 수는 약 4500만 개에 달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인스타그램 내 14세 미만 미성년자 계정을 대상으로 비활성화 조치를 내렸다. 이용자 보호정책에 따른 것으로 메타는 한국 운영 정책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려면 만 14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를 대표하는 계정을 부모가 운영할 경우 계정 프로필에 부모 관리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부모들은 계정 프로필에 이를 표기하며 운영 정책을 어기지 않았는데도 계정이 삭제·정지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여성은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계정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아이돌그룹 HOT 출신 문희준 아내 소율도 "딸 계정이 갑자기 비활성화됐다"며 "예쁜 사진들과 영상, 팬 분들께서 그려주신 그림들이 다 없어져 너무 속상하다"고 글을 올렸다. 개그우먼 홍현희의 남편 제이쓴도 자신의 계정에 "아들 계정 돌려줘"라고 적었다.

메타는 모든 셰어런팅 계정을 비활성화(정지)하고 있는 건 아니며 14세 미만 이용 제한 원칙을 적용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커뮤니티 규정 위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반 확인 시 조치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른 나이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될 시 큰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셰어런팅 계정은 아동의 의사와 무관하게 부모가 SNS에 일상을 노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릴 때부터 SNS에 노출되면 타인으로부터 과도한 관심을 받으려는 '관종 심리'에 빠지게 되는 등 아동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셰어런팅은 자녀의 얼굴과 일상 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계속 드러내는 것으로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며 "성인도 신상 노출에 섬뜩한 일을 겪을 수 있는데 그건 본인 책임이므로 감수하면 된다. 그러나 자녀는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부모의 행위 때문에 범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2020년생 자녀 일상을 공유하며 8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던 유튜버 '진정부부'를 포함해 셰어런팅 부모 일부는 스스로 유튜브·SNN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셰어런팅 제재는 글로벌 추세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16세 미만이면 SNS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도 유사한 법·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16세 미만 인플루언서 수입 인출을 제한하고 미성년자가 요청하면 부모 동의 없이 콘텐츠를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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