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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폭주하는 트럼피즘…동맹국에도 무력사용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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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자신의 당선 이후 2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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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당선 후 2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파나마 운하,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 사용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 대해서는 “경제적 강압”을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들은 대선 후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대한 공세적 발언의 연장 선상에서 나왔다. 동맹국과의 갈등을 불사해서라도 경제안보와 국가안보 등 ‘미국 우선주의’에 방점을 둔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집단적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동맹국에도 상황에 따라 무력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나토 조약 5조는 ‘어느 체결국이든 공격받을 경우 그것을 전체 체결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규정하고 있고, 4조는 ‘동맹국은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때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트럼프의 발언은 나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셈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은 외교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그의 대담한 민족주의로 정의된다”면서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려는 위협은 전쟁을 끝내겠다는 선거 공약과 충돌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세적 주장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에 대한 조기 종식 의지를 묶어 ‘트럼프식 확장주의와 고립주의의 결합’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있다. 유럽과 중동 같은 먼 지역에서의 분쟁에서는 발을 빼는 동시에 자국 앞마당에선 공세적 확장주의를 추구한 것이다.

결국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리더이자 ‘세계의 경찰’ 역할을 지속하기 위한 군사력 행사는 줄이고, 미국에 대한 영토 관련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구현하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제나 안보에 악영향이 없다는 전제 아래 국제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통적인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세계 최대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최근 2019년 그란란드의 가격을 2482조원(1조7000억달러)으로 추산했다. 73년전인 1946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가격으로 제시한 1억달러(약 1454억원)에서 1만7000배 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를 향한 영토확장 야욕이 전혀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트럼프 당선인을 통해 그동안 숨겨뒀던 미국의 본심이 드러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등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팽창주의’ 성격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20세기 초반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식민지였던 필리핀을 넘겨받는 등 적극적으로 팽창을 추구하면서 ‘제국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연상된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공화당 내 중진들 다수가 이런 의제를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지난 5일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한 트럼프의 야망은 공화당의 의심에 직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곧 취임할 국정 최고 책임자의 거대한 구상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져 있다”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그린란드를 편입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행보는 지지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관심을 외부로 돌려 지지율 끌어올리기에는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타국 영토를 침범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천재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강성학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의 전망이 주목할 만하다. 강 명예교수는 “제1차 세계대전에 환멸을 느낀 미국인들이 고립주의로 돌아선 결과는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미국은 국제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천하대란을 유발하고 방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 역시 미국에겐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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