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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 키클 대표 총리되나…자유당 주도 연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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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극우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의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6일(현지시각)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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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의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오스트리아의 새 총리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 내 극우의 약진과 더불어 오스트리아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극우 정당 총리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6일(현지시각) 알렉산더 판데어벨렌(Alexander Van der Bellen)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에게 차기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주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보도했다.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한 자유당을 배제한 채 중도와 보수·진보 진영 정당끼리 연립정부를 꾸리려던 시도가 무산되면서, 대통령이 키클 대표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키클 대표를 만난 뒤 방송 연설에서 “나는 (키클 대표에게) 정부 구성을 위해 국민당과 협상을 시작하라는 임무를 맡겼다”며 “나는 이 과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좌파 성향의 녹색당 대표였던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자유당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중도 우파 오스트리아국민당(ÖVP)을 중심으로 사회민주당, 네오스가 연정을 이루려던 시도가 좌절되면서 그에겐 남은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민당 대표이기도 한 카를 네하머 총리는 지난 4일 연정 협상 결렬과 함께 사임을 발표한 상태다. 결국 키클 대표가 연정 구성을 주도하게 되면서 그가 총리직에 오른다면, 오스트리아에선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에서 총리가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17∼2019년 국민당과 자유당은 연정을 구성했지만 이는 국민당 주도로 이뤄진 것이었다.



네하머 총리의 후임으로 국민당을 이끌게 된 크리스티안 스토커(Christian Stocker) 대표는 키클 대표가 이끄는 연립정부 구성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하머 총리는 자유당과의 협력에 끝까지 반대했지만, 그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 국민당의 기류도 바뀐 것이다. 국민당과 자유당은 강경한 이민 정책과 같은 의제에선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 측면에서 국민당은 친유럽에 가깝지만, 키켈 대표와 자유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가까운 반유럽으로 분류돼 차이를 보인다. 다만 국민당은 과도한 재정 적자와 경기 침체 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자유당과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스위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은 보도했다. 또한 국민당은 새로 총선을 치르길 원치 않기 때문에 이번엔 연정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키켈 대표의 총리 취임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다가올 2월 총선을 치를 독일도 오스트리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녹색당 총리 후보인 로베르트 하벡 연방 부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 사례는 우리가 더이상 동맹을 만들 수 없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며 분열되고 있는 정당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여론조사 결과 독일에선 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연합(CDU)이 지지율 30%로 앞서고 있지만,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지율 19%로 그 뒤를 따르며 성장했다.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은 3·4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각 정당들은 오스트리아와 마찬가지로 독일을 위한 대안을 뺀 연정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오스트리아 세 정당이 핵심 정책에 대한 이견을 극복하지 못해 연정에 실패하고 극우에 공이 돌아간 것을 보며 향후 연정 구성 방안에 대한 고민도 커진 것이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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