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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韓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한동일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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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1세대 피아니스트 한동일(사진)씨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1965년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이 심사위원장이었던 제24회 리벤트리트(Leventritt)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인 최초 국제대회 입상자다. 1973년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
아시아경제

[사진 제공= 연합뉴스]


194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교회 찬양대 지휘자였고 서울관현악단(현 서울시향)의 팀파니 연주자로도 활동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1946년 월남해 서울에 정착했으며 이후 고인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매일 김성복(전 이화여대 피아노과 교수), 이애내(숙명여대 음대 초대 학장), 신재덕(전 이화여대 음대 학장) 등 피아니스트들의 교습을 받았다. 고인은 노래를 들으면 바로 피아노로 옮겨 치고8살 때 서울시향과 협연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고인은 사무엘 앤더슨(1905∼1982)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앤더슨 사령관은 1953년 10월 혜화동에 있던 미 제5공군사령부 강당에 있던 피아노로 고인이 연습하는 걸 본 뒤 한국과 일본 내 미군기지에서 고인의 순회 연주회를 마련했다. 연주회를 통해 모금한 돈으로 고인은 1954년 6월1일 앤더슨 사령관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병역 미필자의 해외 출국을 엄격히 금지하던 시절이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특명으로 가능했다.

고인은 1954년 7월25일 CBS TV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했다. 당시 한국에서 온 피아노 신동으로 소개됐다.

고인은 1954년 뉴욕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했고 줄리아드에서 학사를 거쳐 1968년 석사를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다. 1958년 6월에는 극동지역 순회공연에 올라 하와이와 일본을 거쳐 귀국 독주회를 열었고, 1962년에는 존 F. 케네디(1917∼1963)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연주했다.

고인은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1969년 가을부터 학생을 가르쳤고, 이후 37년 동안 텍사스 주립대, 일리노이 주립대, 보스턴 음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19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으며, 울산대학교·순천대학교에서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도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내년 1월1일 마련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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