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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미국, 영국, 유럽지역의 이코노미스트 총 220명 이상을 대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각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지역별로 총 47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참여한 미국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공약으로 인해 '부정적 여파가 크게 있을 것'이란 응답이 11%, '어느 정도 부정적 여파가 있을 것'이란 답변이 50%를 차지했다. 긍정적인 영향을 예상한다는 답변은 5명 중 1명꼴에 그쳤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사회 경제자문위원회에 소속된 세브넴 칼렘리-오즈칸 브라운대학교 교수는 "트럼프의 정책은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을 가져올 순 있지만, 세계 경제 침체의 대가가 될 것"이라며 "결국 나중에 다시 미국으로 부메랑이 돼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유럽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오즈칸 교수는 "그의 정책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모두에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며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세계로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감세 등을 예고한 상태다. 이는 모두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로 손꼽힌다. 인플레이션이 재반등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 몸담았던 재니스 에버리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는 "발표된 공약에는 상당 규모의 관세, 이민 노동자 추방이 포함돼있다"며 "둘 다 인플레이션 경향이 있다.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경제학자들의 우려는 한층 비관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가노믹스가 유로존에 부정적 여파를 크게(13.2%) 또는 어느 정도(72.1%) 줄 것이라는 답변은 총 85%를 웃돌았다. 긍정적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유로존의 경우 제조업 생산을 둘러싼 우려가 컸다. 제네랄리 인베스트먼트의 마틴 볼부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독일의 자동차 산업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ABN 암로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크리스토프 부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관세 경고가 "유럽에 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중국 브랜드들이 유럽 시장에 저가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영국 역시 이로 인한 2차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설문에 참여한 100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60% 이상이 마가노믹스로 인해 부정적 여파를 받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적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PwC UK의 배럿 쿠펠리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는 '예측 불가능한 기계'가 돼 기업과 가계가 장기적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이는 필연적으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불확실성이 경제 심리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국 경제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은 트럼프 2기를 앞둔 증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과 대조적이다. Fed를 둘러싼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다소 뒷걸음질 치긴 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뉴욕증시는 급등세를 보였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23.3% 상승하며 20%대 오름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벤저민 볼러 전략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유방임 경제, 감세, 규제 완화에 인공지능(AI) 혁명까지 이어지면서 증시 랠리가 2025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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