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직무대행 신년사엔 장병 격려 글이 전부
잇단 직무정지·보직해임에 땜질식 지휘 불가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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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전날 별도의 신년사 없이 국립현충원 참배와 경기 김포시 해병대 2사단 방문으로 새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도 정부 차원의 시무식에만 참석한 뒤 국방부 자체 시무식은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관은 국방 내부망을 통해 장병들에 대한 격려 메시지를 남기는 데 그쳤다. 김 차관은 메시지에서 “전후방 각지와 해외 파병지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께 무한한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저를 포함한 모든 군 지휘부도 새로운 군, 성장하는 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국군 장병과 국방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각급 부대와 기관의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이 전한 신년 메시지에서는 한반도 분단 상황을 감안한 대북 대비 태세 내용은 빠졌다. 이전 국방부 장관의 메시지와 확연히 다르다. 2023년 신년사에서 이종섭 전 장관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며 "압도적이고 우월한 힘이 있어야만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다음 해 신원식 전 장관(현 국가안보실장)도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적 망동은 곧 파멸의 전주곡이 될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작전부대와 지휘 통화로 대비 태세를 강조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다. 김 의장은 "적의 위협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작전 태세로 억제하고 적이 도발할 경우에는 강력하게 응징해 도발을 후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주요 장성들이 줄줄이 직무가 정지되고 보직해임 절차가 시작되면서 주요 직책마다 땜질식 군 지휘체제 유지가 불가피해졌다. 야권은 계엄사령부 직위자 신분으로 참고인 조사만 받은 일부 장성도 직무 배제하라고 주장하고 있어 직무 정지 대상자는 추가될 수도 있다. 땜질식 군 지휘체제에도 후속인사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연이어 탄핵당한 상태에서 장성인사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이달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한미동맹이 유지되려면 군 지휘부가 주축이 되어야 하지만 모두 힘이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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